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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소중함 한 스푼 초여름 서해의 풍경 한 조각 박예찬 주임 가족의 서해안 나들이

초록이 물들고 싱그러운 햇살이 내리쬐는 초여름이다.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던 코로나19가 한풀 꺾인 덕분일까. 한여름 문턱에 서 있는 맑고 싱싱한 날씨를 즐기려는 나들이 인파가 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본부 설비운영부 박예찬 주임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오랜 기간 야외활동을 자유롭게 하지 못했던 가족을 위해 바닷가 나들이를 계획했다.

[글 양지예 사진 김지원]



카라반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박예찬 주임 가족

어머니를 위한 환갑여행

서해안고속도로를 지나 울창한 가로수를 따라 국도를 달리다 보면 초여름 모내기를 끝낸 푸릇푸릇한 들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끝없이 펼쳐진 논밭 사이로 난 비포장 외길을 따라 구불구불 올라가니 넓은 구릉지에 아기자기한 카라반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바로 오늘의 목적지,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다온카라반'이다. 저 멀리,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는 물이 빠져 다양한 해양생물을 볼 수 있는 갯벌이 펼쳐지고 오후가 되면 서서히 물이 들어와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변화무쌍한 서해안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늘의 주인공 박예찬 주임 가족의 얼굴에 설렘이 가득하다.

"올해가 어머니 환갑입니다. 원래 외국 여행을 계획했는데 코로나19가 터져서 못 가게 되었어요. 가족들 모두 아쉬워하고 있던 차에 마침 이런 기회가 있다고 해서 어머니, 누나와 추억도 남길 겸 오늘 가족나들이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박예찬 주임은 비록 집안에서 막내지만 누구보다 가족을 살뜰히 챙긴다. 어머니와 누나의 생일은 물론 어버이날 같은 기념일을 잊는 법도 없으며, 집안에 필요한 살림을 세심하게 살펴 때때로 새 가전제품을 들여놓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어머니는 박예찬 주임을 딸 같은 아들이라고 표현한다.

"아들이 섬세하고 세심한 편이에요. 아이들이 어릴 때 아빠가 돌아가셔서 그런지 엄마에 대한 애착이 많은 것 같아요. 항상 모든 걸 함께 나누고 이야기하는 편이죠. 평소에도 함께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요, 오늘도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어머니를 위한 환갑여행
박에찬 주임 가족이 퍼즐 게임을 하고 있다.

카라반에서의 하룻밤

오늘 하룻밤을 보낼 카라반을 배정받고 실내를 둘러보던 가족의 입에서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처음 경험하는 카라반이 신기한 모양이다. 객실 내부에는 넓은 침대와 TV, 조리를 할 수 있는 싱크대와 각종 식기는 물론 욕실 겸 화장실까지 온갖 편의시설이 모두 구비되어 있어 가족들이 편안하게 하룻밤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가족 여행할 때마다 호텔이나 펜션에만 묵어서 카라반은 처음이에요. 불편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필요한 모든 것이 잘 갖춰져 있어서 정말 만족스러워요." 카라반 내부 구경을 모두 마친 가족들은 간단하게 짐을 풀고 주변을 산책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평소 수목을 좋아해 등산을 즐긴다는 어머니의 이끌림에 따라 남매는 소나무 길에 들어섰다.

솔방울이 떨어진 오솔길을 걷다 보니 은은한 솔향이 콧속 가득 들어와 머리까지 맑아지는 듯하다. 특히 누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며 마음껏 솔숲을 만끽했다. 박예찬 주임은 생전에 음악 교사이셨던 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누나가 잠시나마 편안하게 쉬면서 리프레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런 동생의 마음을 알아서일까. 누나는 평소에도 공부하는 자신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며 동생 자랑을 끝도 없이 늘어놓았다.

카라반에서의 하룻밤

"제가 생각하는 동생은 정말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남자예요. 회사일로 바쁜데도 시간을 쪼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시간 날 때마다 다방면의 책을 두루두루 읽어요. 지금도 대학원 다니면서 공부를 병행하고 있죠. 항상 자기를 성장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동생이지만 존경스러워요." 연년생 남매의 모습이 이렇게 다정할 수가 있을까. 서로에게 참 애틋한 모습이다. 산책하는 내내 끊이지 않았던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솔숲을 그득 채운다

가족들과의 힐링타임, 바닷가 나들이

너른 갯벌에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조개를 캐던 아이들이 사라지고 어느새 바닷물이 제법 가까이 들이찼다. 순식간에 물이 찬 바다가 신기해 해안선을 따라 바닷길을 거닐어 본다. 콧속을 자극하는 짭짤한 바다 내음이 짜릿하다.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넓은 바다를 보니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것 같아요. 아직 바닷물에 들어가기에는 좀 이르지만 바다를 보면서 아이들과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정말 즐겁습니다." 어머니는 오랜만의 바닷가 나들이에 행복한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가족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도 남기고 장난도 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행복한 한 때를 보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조금씩 밀려들던 바닷물이 어느새 해안 끝까지 가득 찼다. 다시 카라반으로 돌아온 가족은 집에서 챙겨온 보드게임도 하고 원반던지기도 하면서 추억을 만든다. 환갑의 나이에도 스스럼없이 자식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엄마의 모습에서 무엇이든 함께하는 가족의 화목한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저희 세 식구가 홍콩, 베트남 등 해외여행뿐 아니라 여수, 거제, 부여, 제주도 같은 국내여행도 많이 다녔는데요. 그래서 함께 이야기할 추억거리가 정말 많아요. 이번 여행에서도 두고두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재미있는 추억을 많이 쌓은 것 같아요. 정말 즐거웠습니다." 항상 긍정적이고 활기찬 엄마,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 누나와 함께했기에 더욱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말하는 박예찬 주임. 시원한 바닷바람에 초여름 더위가 싹 씻겨나간 가족사랑 가득한 여행이었다.

 박예찬 주임 가족과 바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에찬 주임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