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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달리자 나를 만났다 트레일 러너 안병식


트레일 러닝은 포장되지 않은 길이나 산, 들판을 걷거나 달리는,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운동이다. 국내 트레일 러닝의 선구자 격인 안병식 러너는 미술학도였던 학창 시절, 낮과 밤이 바뀐 불규칙한 일상과 술, 담배로 인해 조금씩 건강에 균열이 생기는 걸 직감하고 당시의 삶을 변화시켜야겠다고 자각했다. 그러던 그에게 우연히 찾아온 영화[포레스트 검프]는 변화의 방향을 제시했고, 제주대학교에서 주최한 '5km 건강 달리기 대회'를 시작으로 그의 달리기는 중국 고비사막, 호주 울트라 트레일, 이집트 사하라사막, 알프스 종단, 독일·프랑스 종단, 미국 자전거 횡단, 남극 마라톤, 북극점 마라톤으로 이어졌다. 쉬지 않고 계속 달린 거리는 1만km, 지구 둘레의 1/4을 달린 셈이다. 그에게 인생의 많은 시간을 달리게 한 트레일 러닝의 매력을 물었다.
[글 김승희 사진 제공 안병식]



안병식 트레일 러너

트레일 러너 안병식 님은

세계적인 트레일 러너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나 학교에서 열린 '5km 건강 달리기' 대회에 참가했다가 달리기의 매력에 빠졌다. 세계 최대 울트라 트레일 러닝 대회인 UTMB 한국인 최초 완주, 고비사막 마라톤 우승, 남극 마라톤 3위, 사하라사막 마라톤 3위, 사막 마라톤 그랜드 슬램 달성, 북극점 마라톤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하루 평균 70km 이상을 달려 35일 동안 프랑스, 독일 2,350km 종단에도 성공했으며, 아시아·아프리카·남미·유럽·오세아니아에서 열린 30여 개 울트라 트레일 러닝 대회에 참가했다. 현재는 제주 국제 트레일 러닝 대회, TRANS JEJU, DMZ 트레일러닝 대회 등을 기획·운영하는 레이스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 Q질문
  • 트레일 러닝 코스를 보면 주로 사막이나 산맥, 남극, 북극 등 오지가 대부분인데요. 힘들지 않으세요?
  • A답변
  • 사막이나 알프스, 히말라야, 안데스산맥, 남극, 북극 같은 곳은 사람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곳이지만, 트레일 러닝을 즐기기에는 아름답고 극적인 장소예요. 사람들과 자동차로 북적이는 일상을 벗어나 대자연을 달리는 레이스는 정말 특별한 경험을 안겨줍니다. 평평한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도로 마라톤과 달리, 트레일 러닝은 주로 산을 달리며 자연과 함께하기에 그 자체로 건강해지는 기분이죠. 또 자연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소리나 촉감이 있잖아요. 숲을 흔드는 바람 소리나 새소리, 바위를 두드리는 빗소리, 그리고 안개가 펼쳐진 풍경 같은 것들이요. 이런 자연이 주는 힘은 굉장해요. 그래서 트레일 러닝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도 느끼게 돼요. 가끔 힘들기도 하죠. 하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배가 됩니다. 일상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이 같은 경험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삶의 활력과 긍정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사막을 달리는 안병식 트레일 러너
  • Q질문
  • 완주하고 나면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드세요?
  • A답변
  • 대회마다 다르지만 '참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어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이겨낸 뒤 맛보는 성취감은 큰 행복으로 다가오니까요. 한계를 넘어섰다는 자신감, 그런 경험들을 통해 더 나아진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를 더욱 사랑하겠다고 다짐하게 되죠.
완주하는 안병식 트레일 러너
  • Q질문
  • 자신의 체력적인 한계와 마주할 수 있는 스포츠인 만큼 강도 높은 훈련이 필수일 것 같아요.
  • A답변
  • 오지를 달리는 운동인 만큼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트레일 러닝은 자신의 체력에 맞게 걷고 뛰는 경기이므로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요. 5km, 10km 경기부터 100km가 넘는 울트라 트레일 러닝 대회까지 다양한데요. 처음에는 비교적 짧은 거리부터 시작해 거리를 조금씩 늘리며 트레일 러닝의 매력에 빠지다보면 저처럼 울트라 대회까지 참가할 수 있게 됩니다.(웃음) 트레일 러닝은 다양한 지형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해요. 저는 주로 한라산과 제주의 오름을 달리며 훈련해왔어요. 특히 한라산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산이어서 훈련하기에 최적의 장소죠.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저에게 제주는 정말 행운의 장소라고 생각해요. 트레일 러너 입장에서는 정말 큰 행복이죠.
정상에서 안병식 트레일 러너
  • Q질문
  • 하루에 완주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니어서 효율적인 짐 싸기도 중요한 일이겠어요.
  • A답변
  • 맞아요. 트레일 러닝의 특징이 대회에서 먹고 마실 음식과 물품을 꾸려 배낭에 메고 달린다는 점인데요. 하루에 끝나는 논스톱 대회도 있고 며칠 동안 나눠 달리는 스테이지 레이스도 있어요. 저는 스테이지 레이스를 즐기다보니 세계의 유명 스테이지 레이스를 두루 경험했습니다. 스테이지 레이스는 일정이 길다 보니 음식 조절이라든가 가방의 무게 등이 중요한데, 경기를 거듭해서 뛰다보면 저에게 맞는 짐 싸기 노하우도 터득하게 돼요.
  • Q질문
  • 여정을 위해 짐을 싸서 다닌다는 점에서, 여행과 닮은 스포츠이기도 한데요. 경기 중에 달리기를 멈출 만큼 아름다웠던 풍경이나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A답변
  • 경기를 위해 30여 개국의 사막과 계곡, 산을 달렸지만 개인적으로는 남미의 안데스산맥을 가장 좋아해요. 남미 대륙에서도 북부의 페루, 에콰도르, 칠레에서부터 남쪽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까지 많은 곳을 다녔는데 안데스산맥이 가장 신비롭고 특별하고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 Q질문
  •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고 달리기를 결심하셨다고요. 어떤점이 그렇게 강력한 동기로 작용한 걸까요?
  • A답변
  • 학창 시절에는 원래 오래달리기를 싫어했어요.(웃음) 이렇게 숨차고 힘든 걸 왜 뛰는 건가 싶었는데,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이 3년 넘게 미국 곳곳을 달리는 장면을 보고 굉장히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나도 저렇게 달려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인상적이었죠. 삶의 변화가 필요한 때였고, 그래서 그해 교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며 관심을 갖게 됐어요.
  • Q질문
  • '트랜스 제주'의 레이스 디렉터로 활동하시면서 대회를 열어오고 계시죠?
  • A답변
  • 세계 유수의 트레일 러닝 대회에 참가하면서 언제부턴가 이런 대회를 한국에서도 꼭 열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어요. 제주도는 제 고향이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대표 명산인 한라산과 아름다운 오름이 많아 세계 어느 대회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최고의 트레일 러닝 장소예요. 물론 제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곳이고, 또 이곳의 자연 지형과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좀 더 쉽게 대회를 진행할 수 있었어요. 지금 제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트랜스 제주' 울트라 트레일 러닝대회는 2018년도에 울트라 트레일 월드투어의 디스커버리 레이스에 선정돼 세계의 유명 대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울트라 트레일 월드투어에 선정되면 세계적인 레이스 디렉터들과 매년 모여 회의를 통해 대회 정보를 공유하고 '트랜스 제주'를 알릴 수 있어요. 세계적인 레이스 디렉터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좋은 경험이자 큰 힘이 됩니다.
안병식 트레일 러너
  • Q질문
  • 최근 [트레일 러너]라는 책을 내셨죠. [나는 달린다] 이후 두 번째 책인데요. 책을 펴내게 된 동기가 궁금해요.
  • A답변
  • 첫 번째 책이 제가 달리게 된 동기와 대회 경험을 이야기한 것이라면 [트레일 러너]는 트레일 러너로서의 제 개인적인 이야기뿐 아니라 트레일 러닝을 위한 훈련 방법, 세계의 트레일 러닝 정보들도 수록해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내놓게 됐어요.
  • Q질문
  •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꼭 해야 하지만, 시작하기까지 너무 어려운게 운동인데요. 즐겁게 운동하는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A답변
  • 운동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지 말고, 먼저 시작해보면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당연한 말이지만 건강은 매우 중요한 문제죠. 살아가면서 몸이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요. 건강하면 삶에 활력이 생기고 모든 것에 자신감이 생깁니다. 저는 건강을 위해 트레일 러닝을 추천해요. 자연 속에서 걷고 달리는것, 그것만으로도 삶의 활력소가 되고 몸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트레일 러닝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입니다. 홀로 자연 속을 달리고 걷다 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깨닫지 못했던 나를 만나게 됩니다. 국내외 트레일 러닝 대회에 참가해 보세요. 완벽한 준비는 없어요. 참가하면서 배우고 준비하면 됩니다. 지금 당장 도전해 보세요. 분명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이 찾아올 거예요.

안병식 트레일 러너의 추천작

영화 - 포레스트 검프

  • 영화 : 포레스트 검프
  • 감독 : 로버트 저메키스

달리기에 관심을 갖게 해준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포레스트 검프의 삶을 통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달리기를 시작했고, 나를 사랑하게 됐으며, 달리기는 제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음악 - 김광석의 모든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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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스페인, 너는 자유다

  • 도서 : 스페인, 너는 자유다
  • 저자 : 손미나

'자유로운 새처럼 나는 떠나고 싶었다. '언젠가는 가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하지만, 떠나기 좋을 때란 없다!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지금, '지금'이 바로 떠날 때다.' 책 속의 이 말처럼 여행을 꿈꾸는 사람,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이들에게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