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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GAS ESSAY

코딩

한국가스공사
프로 농구단의
우승을
응원하며

[글 프로농구단 운영TF 김세홍 직원]

선택

취미의 발견

여느 집과 다름없이 우리 집에도 어렸을 때부터 낡은 농구공 하나가 굴러다녔다. 집 근처에 낡은 농구 골대가 하나 있었고, 집 근처 농구장에서 동네 친구들과 가끔씩 농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농구에 빠지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당시 우리 학교는 주차장과 공용으로 쓰는 운동장이 축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던 반면, 농구는 실내 체육관이 있어 날씨에 상관없이 항상 좋은 환경에서 할 수 있었다. 심지어 학교에 따로 프로 선수를 준비하는 농구부원이 있던 것도 아니라 실내 체육관을 이용하기가 매우 용이해서, 남자 학우들은 자연스레 농구를 하는 분위기가 형성이 됐다.

그때에는 농구의 기본적인 룰이나 기술을 전혀 알지 못했음에도, 친구들과 농구를 하는 것이 항상 즐거웠다. 학생들이 전원 기숙을 하는 고등학교를 다녔기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 다 같이 조기 농구를 할 수도 있었다. 또 점심 먹고 농구를 하고, 저녁 먹고 농구를 하고, 체육 시간에도 농구를 했다. 그 당시 열정이 지나쳐, 밑창이 딱딱한 신발을 신고 농구를 너무 많이 해 무릎과 발목이 아직도 좋지 않다.

대학에 입학하고도 주말마다 가끔씩 농구를 했다. 다행히도 대학교 농구 코트가 꽤나 관리가 잘 되는 편이어서, 농구 코트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활성화되어 있는 농구 코트가 좋은 점은 언제든지 혼자 농구 코트를 방문해도 게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끔씩 방문하는 농구 코트에는 어느덧 얼굴이 익숙한 분들이 많아졌고, 게임에 참여하기가 좀 더 수월해졌다.

3학년 즈음에 취업 준비를 하게 되면서, 개인 여유 시간은 점차 줄어갔다. 하지만 이 시기에 오히려 농구에 대한 애정은 더 커졌다. 휴식 시간에 제한을 받게 되자, 여가 활동 개수에도 제한을 받게 됐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농구였다. 막상 농구를 하러 가기 전에는 좀 귀찮고 힘들어도, 농구를 하고 온 뒤에는 늘 기분이 좋았다. 게다가 다행히 그 시기에 같이 농구를 하는 친구들도 있어, 거의 주말마다 만났다. 그들과 농구를 하고 중간 중간 대화를 나누는 것이 힘든 시절 많은 위안을 주었다.

농구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농구 경기 시청으로 이어졌다. NBA 시청을 가장 좋아하긴 했으나,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KBL 시청도 좋아했다. NBA는 미국 시간 기준으로 경기를 진행하다보니, 시간대가 맞지도 않고 중계도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아 시청에 답답한 면이 있었다. 반면, KBL 경기는 저녁 7시부터 시작했고, 방송도 이뤄졌기 때문에 저녁 먹고 쉬면서 시청하기 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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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에 농구팀이 생긴다고?

2020년 8월 20일, 전자랜드는 2020-2021시즌까지만 농구 구단 운영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전자랜드의 구단 운영 포기 기사가 몇 차례 난 적이 있긴 했지만, 처음으로 농구 구단 운영 포기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었다. 시즌 후 인수 기업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향후 KBL이 9개 구단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사실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모기업의 부족한 재정 상황으로 인해 2020-2021시즌 인천 전자랜드는 시즌 샐러리캡(한 팀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 25억 원 중 약 15억 원(60%)만을 소진하며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샐러리캡 20억 원 미만을 소진한 채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인천 전자랜드는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플레이오프 4강에서도 정규리그 우승팀 전주 KCC를 5차전까지 몰아붙이는 최후의 투지를 보여주었다. 비록 평소 응원하는 팀은 아니었지만, 끝까지 투혼을 보여준 인천 전자랜드의 마지막 시즌은 꽤나 감동적이었다.

2021년 6월 2일, 한국가스공사가 인천 전자랜드를 인수하겠다는 공식 기사가 떴다. 우리 회사가 스포츠 구단을 인수한다고 했을 때, 내심 인천 전자랜드 생각이 났지만 정말 이뤄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한국가스공사 농구단에는 실제로 내가 경기를 관람했던 선수가 2명 있는데, 바로 같은 대학 교우인 김낙현 선수와 전현우 선수다. 김낙현 선수는 연세대의 허훈 선수와 같은 14학번으로 대학 시절부터 매치업이 되어, 경기 관람의 주요 요소 중 하나였다. 그리고 전현우 선수는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로 꽤나 이름을 날렸었다. 고려대는 대학 농구 리그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는 팀이었기에, 경기가 있는 날이면 가끔 대학 뒤편 산꼭대기에 있는 화정체육관을 방문해 응원단과 함께 열심히 응원하며 관람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좀 더 자주 응원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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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첫 해 우승 기원

최근 KBL에서 기존에 내가 응원하던 부산 KT가 수원으로 이전했다. 그래서 농구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었는데, 절묘하게도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한국가스공사가 농구단을 인수하게 되었다. 농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의 취미가 되었다. 이렇게나 몰입할 수 있는 취미를 발견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프로 농구를 운영하는 한국의 10개 기업에 내가 다니는 회사가 속하게 된 것에도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애사심도 굉장히 상승했다. 앞으로 한국가스공사 팬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가스공사 프로 농구단의 인수 첫해 우승을 열렬히 응원하겠다.

다음호 KOGAS ESSAY의 주인공은 삼척기지본부 관리부 신동철 청경대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