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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풀어 이야기하는 수소 에너지

쉽게 풀어
이야기하는
수소 에너지

얼마 전, 민간기관이 주최한 수소 엑스포인 2021 수소모빌리티+쇼를 다녀왔다. 이 쇼에서는 도래할 기후변화에 대해, 탄소 배출이 불가피하게 발생되는 모빌리티 산업계의 여러 전략들을 확인할 수 있는 포럼 및 컨퍼런스, 그리고 엑스포를 볼 수 있었으며, ‘수소’가 키워드인 만큼 ‘그린수소’, ‘블루수소’ 등의 다양한 용어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실 이과 계열의 학문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수소 하나만 가지고도 머리가 아픈데, 대체 그린수소는 무엇이며, 또 블루수소는 무엇인지 덜컥 숨부터 막힐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이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또 이들을 포괄하는 수소란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 이것이 왜 미래 청정에너지로 여겨지는가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글 ‘과학쿠키’ 이효종, 과학커뮤니케이터, <과학을 쿠키처럼> 저자]

‘청정에너지’ 수소란 무엇일까?

먼저 수소란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학창시절 주기율표를 외워본 적이 있다면 잠시 기억을 되짚어보자. ‘수헬리베붕탄질산…’ 여기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수’가 수소를 의미한다. 주기율표 1번에 위치하는 수소는 우주를 이루는 그 어떤 원소보다도 단순하다. 달랑 하나의 핵, 그리고 하나의 전자만으로 이루어진 수소는 우리 우주의 75%를 이루고 있는 원소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화학자 라부아지에에 의해 1783년, ‘물을 만드는 원소’라는 의미로부터 명명된 수(水)소는 불에 타는 ‘연소’과정을 통해, 우리의 호흡을 돕는 ‘산소’와 결합하여 물을 만들어낸다. 이를 바꿔 말하면, 물은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져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야기를 더 전개하기 전에,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연소를 통해 빛과 열을 낸다는 것은 정확히 뭘까? 나무를 태우면 주변에 빛과 열을 낸다. 이 빛과 열의 대부분은 나무를 구성하는 주요 원소인 ‘탄소’가 산소와 결합하면서 발생한다. 연소라는 방아쇠를 통해 결합한 두 원소가 공급된 열보다도 강한 빛과 열을 방출했다는 것은, 두 원소 안에 숨어 있었던 어떤 에너지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것을 일반적으로 ‘화학에너지’라고 부른다. 즉 연소란 원소 속에 잠재된 화학에너지를 빛과 열로 이끌어내는 하나의 방법이다. 인류가 연소를 통해 대표적으로 화학에너지를 얻는 소스로서, ‘화석연료’를 들 수 있다. 오랜 시간동안 지구의 내부에너지로 축적된 탄소 덩어리인 화석연료는 연소를 통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면서 강한 빛과 열을 발생시키게 되며, 이 에너지를 인류는 그동안 잘 사용해왔고,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 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탄소와 산소가 결합한 물질, 즉 ‘이산화탄소’가 우리가 사는 지구에 악영향을 끼치는 주범으로 지목되었기 때문에, 인류는 이 방식을 대체하면서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만 했다.

재미있는 점은, 수소가 연소해 산소와 결합할 때도, 탄소가 연소되어 산소와 결합할 때와 마찬가지로 빛과 열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탄소와 마찬가지로, 수소 안에도 잠재된 에너지가 있다. 여기에서 탄소와 수소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는데, 탄소가 연소될 때는 그 부산물로서 이산화탄소라는 온실가스가 만들어지는 반면, 수소의 경우에는 물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수소를 ‘청정에너지’로 여기는 대표적인 이유이다.

수소 기체를 모아, 화석연료처럼 쓸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그렇게 사용할 수는 없다. 서서히 타들어가는 탄소 연료와는 다르게, 수소 기체의 연소는 순식간에 진행된다. 찰나의 시간 동안 주변의 산소와 빠르게 결합하면서 한 번에 많은 빛과 열을 방출한다. 이 문제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사건이 하나 있다. 세계대전 시기, 수소의 가벼운 성질을 이용해 나치는 수소 기체를 가득 실어 공중에 뜰 수 있는 비행선을 만들어 운용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순식간에, 그리고 쉽게 연소하는 수소의 특성 때문에, 불행하게도 1937년, 힌덴부르크호 폭발 사건 이후로 수소 기체 기반의 비행선은 그 모습을 감추었으며, 이 사건 이후 오늘날까지 많은 나라에서 풍선이나 비행선에 수소를 채우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직접 태우는 방법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수소를 연료로서 이용하고자 했던 큰 동인을 역사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1839년, 윌리엄 그로브 경은 ‘황산 전해질’이라는 물질을 이용하면 수소와 산소 안에 내재된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수행하는 전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때 만들어진 전지를 최초의 ‘연료전지’로 여기고 있다. 위 발명품의 발견은 역사 상 수소를 에너지로서 가장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었다는 데 그 의의를 지니고 있으며, 오늘날에는 보다 안정적인 구조와 방법을 활용해 점점 더 높은 효율로 동작하도록 설계 및 응용되고 있다.

연료전지를 실제적으로 잘 구현하기는 다소 까다로우나, 그 원리만큼은 간단하다. 기본적으로 연료전지에 연료로 공급하는 대상은 수소 기체로, 산소는 공기 중에 존재하는 산소 기체를 그대로 이용한다. 수소 기체를 전지의 전극 한 쪽으로 넣어주면, 반대쪽에 전극으로 흡입된 공기 속 산소 기체는 수소 기체 속에 들어있는 ‘전자’를 탐내게 된다. 화학에서, 어느 특정한 분자, 또는 원자가 전자를 잃는 것을 ‘산화’, 반대로 전자를 얻는 것을 ‘환원’이라고 하는데, 산소 기체는 주변 대상의 전자를 아주 크게 탐내는 물질, 즉 ‘산화를 돕는’ 대표적인 물질이다(다른 말로, ‘산소 기체는 환원력이 크다’라고도 한다). 때문에 이들 사이로 전자가 흐를 수 있는 다리, 즉 회로를 놓아주게 되면 수소 기체 속 전자가 회로를 타고 산소로 이동한다. 이 때 전자를 잃은 수소이온은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물질인 ‘전해질’로 녹아들면서, 이 전해질을 통해 산소 기체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동을 마친 수소이온은 전자를 얻은 산소이온을 만나 결합하면서, 물이 생성됨으로써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다. 연료전지는 바로 이 때 발생하는 전자의 이동, 즉 전기에너지를 이용하는 전지이다. 요는 연료전지가 있다면, 수소 기체를 연료처럼 공급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전기에너지를 생산, 그리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 상 ‘연료전지’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 시기는 언제쯤이며, 또 어디일까? 놀랍게도, ‘우주개발 시기’, ‘우주선’ 속 에너지 소스로서 활용되었다. 우주개발 당시, NASA의 수많은 공학자들은 에너지는 얻어내면서, 동시에 그 찌꺼기로 생산되는 물질마저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연료를 필요로 했다. 이유는 단순한데, 우주공간 안에서는 연료 사용 후 부산물, 즉 찌꺼기들을 처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연료전지에 주목하게 되고, 관련 기술의 개발도 많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아이디어가 그대로 계승되어 오늘날 인류의 과제인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즉 ‘탄소 중립’의 핵심 연료로서, 수소를 채택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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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개발 당시, NASA의 수많은 공학자들은 연료전지에 주목하게 되고,
관련 기술의 개발도 많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아이디어가 그대로 계승되어 오늘날 인류의 과제인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탄소 중립’의 핵심 연료로서, 수소를 채택하게 된 것이다.

수소 기체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한 공급원은?

그런데 여기에는 커다란 문제가 있다. 화석연료를 활용하기 위해 시추를 하듯, 수소 기체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공급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소 기체는 안타깝게도, 대기 중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너무 가벼워서,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고 우주로 이탈해버린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곳으로부터 수소 기체를 추출해, 이것을 잘 보관해야만 할 것이다. 우주에서 제일 많은 원소의 타이틀에 걸맞게, 지구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분자들에는 수소가 결합되어 있다. 우리 주변에 흔하면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수소의 저장소로서, ‘물’이 있다. 수소 기체와 산소 기체가 만나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며 물이 되는 것처럼, 다시 물에 전기에너지를 가하면 놀랍게도 산소 기체와 수소 기체로 분해가 가능하다. 또는 기존의 ‘화석연료’에 풍부하게 내재된 수소를 추출할 수도 있다. 또, 공기 중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원소인 ‘질소’에 수소가 결합한 ‘암모니아’에서도 수소를 추출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산업군으로부터 발생되는 ‘부생수소’들이 존재한다.

수소 기체를 능동적으로 추출하는 방법론으로서, 우리는 ‘수전해’, ‘탄화수소 개질’을 주로 이용한다. 두 방식 다 앞서 소개한 방식, 전자는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법, 후자는 화석연료에 산소를 투입해 수소를 분리해내는 방법을 활용한다. 여기에서 전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잉여전력’, 즉 예비전력으로 생산되었다가 버려지는 전기에너지를 활용해 수소 기체를 만드는데, 이 때 사용되는 전기가 ‘재생에너지’, 즉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과 같은 소스로부터 만들어져, 이 잉여전력으로부터 생산된 수소를 특별히 탄소 배출의 여지가 모든 프로세스에서 전혀 없는 청정한 에너지원이라는 의미로서 ‘그린수소’라고 정의하였다. 즉 ‘그린수소’란 말 그대로 탄소 배출이 없는 소스로부터 생산된 수소를 의미한다. 후자의 경우, ‘화석연료’들 중 메테인을 주요 소스로 활용하게 되는데, 이 메테인을 대략 500℃ 이상의 높은 온도 환경에서 산소, 또는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 기체를 추출한다. 이렇게 추출된 수소는 필연적으로 다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이를 탄소 배출을 동반한다는 의미에서 ‘그레이수소’로 정의했다. 이 때 발생하는 탄소를 공기 중으로 방출시키기 않고, 다시 포집하는 기술인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적용하여 생산한 수소를, 우리는 ‘블루수소’라고 부르는 것이다.

논외이지만, 위와 같은 방식으로 기껏 모아둔 수소 기체는 사실 ‘보관’이 매우 까다롭다. 때문에 수소를 에너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들을 보관하기 위한 기술이 필수불가결하다. 이 문제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는데, 요 근래 자주 등장하는 수소경제, 수소 인프라에 관심이 있는 독자분들이라면 꼭 관련된 내용들도 알아보시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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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분자들에는 수소가 결합되어 있다.
우리 주변에 흔하면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수소의 저장소로서, ‘물’이 있다.
수소 기체와 산소 기체가 만나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며 물이 되는 것처럼,
다시 물에 전기에너지를 가하면 놀랍게도 산소 기체와 수소 기체로 분해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