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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수송 최일선에서
빛나는 선장의 사명감 대한해운 김광진 선장
머나먼 대양을 건너 LNG선이 입항하기까지, 수십 일의 기나긴 여정을 항해하는 동안 선원들의 마음은 지치고 고단할 따름이다.
1년 중 대부분을 바다 위에서 보내는 김광진 선장, 그는 오늘도 망망대해를 가르며 LNG 수송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글. 임도현 사진. 박재우 영상. 현명진

1년 중 240일을 바다 위에서 보낸다

부산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바다를 보고 자라온 김광진 선장. 대학 진학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그는 뱃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다. 마침 선장이었던 큰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해양대학교에 입학, 열심히 공부하며 멋진 마도로스의 꿈을 키워갔다. “대학에 다니면서 LNG선에 부쩍 관심이 많았어요. 마침 큰아버지와 교수님들도 첨단 LNG선의 전망이 밝다며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셨지요. 졸업 후엔 LNG 전문 운송기업인 대한해운에 입사해 13년 동안 LNG선을 운항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LNG선을 운항하며 노하우를 익힌 그는 3년 전 선장으로 진급해 우리나라의 LNG 운송을 책임지는 엘리트 뱃사람이 되었다.

LNG선은 보통 총 톤수 10만 톤 정도로 매우 거대합니다. 길이가 300m에 이를 정도니 63빌딩보다 훨씬 크지요. 대형 LNG선 한 척에는 약 17만 톤의 LNG를 실을 수 있습니다.

LNG는 영하 163℃의 액화상태로 보관하기 때문에 운송하는 내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탱크에 채워진 LNG가 외부와의 열교환으로 인해 압력이 높아지면 배의 연료로 조금씩 사용해가며 압력을 조절한다. 휴대전화, 카메라, 무전기 등 선원들이 사용하는 모든 물건 역시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는 방폭형으로 제작된 것들만 소지할 수 있다. “선장의 업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안전관리입니다. 특히 한국가스공사는 일자리를 지킨다는 차원에서 한국인 선원을 고용하도록 하는데, 이로써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안전을 관리할 수 있답니다.” LNG를 다루는 모든 사람들이 안전을 철저히 실천하는 것은 당연한 일. 여기에 LNG를 수송하는 선원들은 장기간의 항해로 오는 피로를 감수하며 맡은 업무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로 중동과 북미, 호주 등에서 LNG를 수입해요. 출항에서 입항하기까지 중동은 30일, 북미는 50일 정도 여정을 거칩니다. 대한해운에선 6개월 근무, 2개월 휴가의 사이클로 근무하는데, 1년 중 8~9개월을 바다 위에서 보내는 셈이죠. 지금 여섯 살, 두 살 된 아들이 있어요. 저를 대신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내에게 늘 미안하면서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포근함과 결단력을 갖춘 선장의 리더십

  • 입항 후엔 가족들과 재회하며 달콤한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최근 김 선장은 그러지 못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여러 나라들이 ‘제로 컨택’을 실시하면서 선원들은 항구에서 일체 하선하지 못한 채 기나긴 시간을 배 위에서 보내야 했던 것. “터미널에 접안해서도 오직 교신만으로 작업해야 했어요. 외부인의 방선 또한 금지되면서 저와 선원들은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오랜 시간 생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항해 중 감염자가 발생하면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기 때문에 회사로선 철저하게 방역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었거든요.”
    선장으로서 대양을 항해하려면 해야 할 일도 많다. 30여 명의 선원들을 가족처럼 맞아들이는 포근한 리더십을 발휘하다가도, 항해 중 위험한 일이 닥칠 땐 엄격하게 다그쳐야만 선원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를 운항할 때는 철저한 준비성, 신중함 그리고 빠른 결단력이 필요해요. 저는 최근 LNG선에 연료를 보급하는 벙커링선을 맡게 되었는데요. LNG선보다 작기 때문에 배가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현상이 심해 항상 조심해서 운항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해상에서 급유가 이루어지는 만큼 항구에서 작업할 때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위험한 과정을 거쳐야 하죠. 때문에 항해 중엔 날씨와 파도의 높이, 장비 상태 등을 항상 세밀하게 체크하며 긴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광진 선장은 자신의 직업에 큰 만족을 느낀다고 한다.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의 그에게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LNG선은 그의 능력을 발휘하고 뱃사람으로서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인 셈이다. “목적지에서 LNG를 로딩해, 긴 항해를 거처 국내에서 언로딩하는 전 과정을 눈으로 지켜보며 일에 대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요. 저와 선원들 그리고 대한해운은 모든 국민들이 안전하게 LNG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선장으로서 LNG 운송의 최일선에서 일한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