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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자가격리

Bon Appetit!!

장모님과 장인어른 생신이 일주일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결혼 1년차 사위인 내가 요리 실력을 발휘해보기로 했다. 두 분이 신혼생활을 파리에서 하셨던 점을 착안하여 메뉴는 프랑스 요리 ★뵈프부르기뇽★으로 정하였다. 사실 내가 요리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니 괜스레 떨려 유튜브 영상 이것저것을 참고하였다.

10월 9일, 결전의 날이 밝았다. 우선 배경이 한국인지라 전통적인 방식인 고기를 와인에 숙성시키는 절차는 생략하였다(귀찮았다). 코스트코에서 립아이 세 덩어리 구매 후 그 중 한 개 반으로 요리를 하는데 나머지 고기는 스테이크로 활용하였다.

[글 공급운영부 권용찬 대리]

‘Bon Appetit!!

1

우선 뵈프부르기뇽은 고기를 깍두기처럼 2~3cm 크기로 큼지막하게 썰어주는 게 씹는 맛도 있고 식감도 좋다. 고기를 썰고는 칼과 도마를 깨끗하게 씻고 비슷하게 2cm정도 양파와 당근과 감자를 양파양파, 당근당근, 감자감자 썰어준다.


 

2

써는 과정이 끝나면 자른 고기에 소금, 후추 밑간을 한 다음 겉면을 살짝 구워주는데 이 과정에서 마이야르 반응을 낼 수 있다. 이때 고기를 굽는 건 차후 스튜를 할 냄비에 구워야 하며, 굽는 과정에서 소기름이 나오면 고기를 꺼내서 대피시켜놓은 다음, 다시 냄비에 베이컨을 넣어 굽기 시작한다. 베이컨 기름이 살짝 나올 때쯤 양파랑 당근을 같이 넣고 볶는데 여러 기름 냄새가 어우러지면서 ‘어우’ 벌써 먹고 싶어진다.


 

3

하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냄비에 토마토 페이스트를 아빠 숟가락으로 크게 한술 넣고 살짝 볶아준다. 토마토 페이스트를 볶으면 다시 소고기를 넣고, 많이 달지 않은 와인 한 병을 다 넣어서 끓이기 시작한다. 먼저 5분정도는 센 불로 알코올을 날린 다음은 중약불을 유지하며 요리하는데, 바쁜 현대사회인은 쉴 시간이 없으므로 다른 프라이팬 하나 더 꺼낸 다음 거기에 양송이와 양파를 버터에 볶기 시작한다. 자고로 밥도 누룽지가 맛있듯이, 볶아서 살짝 눌러 붙은 것까지 다 긁어준 다음, 끓고 있는 냄비에 넣는다. 이렇게 가득 찬 냄비에 월계수 한두 장을 넣고, 통후추 10~15알정도 넣고 2시간을 약불로 끓인다.


 

4

마지막으로 요리가 끝나기 30분 전 깍둑썰기한 감자를 또 넣고, 불끄기 직전에 타임을 손으로 뜯어서 넣고 1~2분 동안 저어주면 타임향이 확 올라오는데 그때 불을 끄면 된다. 진짜, 진짜 마지막으로 불을 끄고는 버터를 아빠숟가락 한두 스푼 넣고 저어서 녹여주면 드디어 요리 완성!! 간은 중간 중간에 맛보면서 치킨스톡을 넣거나 소금 간을 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마늘빵이랑 같이 먹었는데 좋은 궁합이었다. 매쉬드 포테이토를 같이 요리해서 먹으면 좋은데 이미 뵈프어쩌고로 지쳐서 그냥 코스트코에서 사서 생크림 살짝 넣어 부드럽게 한 다음 같이 먹었다.^^ 이렇게 만든 요리는 양이 많아 4~5명 가족이 즐기기 좋으며, 다른 요리까지 함께 한다면 남기 때문에 다음 식사 때도 활용해도 된다.


 

벌써 지치신 분들이 있으실 텐데 아직 스테이크가 남았다.^^


 

곁들임 요리인 스테이크는 수비드 방식으로 조리하였는데 뵈프부르기뇽보다는 좀 더 쉬웠다. 아까 반으로 나눈 립아이 중 새우살 위주로 고기를 썼으며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한 다음 버터 조금, 빻은 마늘 3개 정도를 고기 위에 올리고 팩에 넣고 진공포장 시켰다. 그런 다음 수비드 기계로 56도 2시간을 돌렸는데 기계에 넣어놓고 뵈프부르기뇽을 하고 돌아오니 얼추 시간이 맞았다. 그렇다 저 길고 지난한 뵈프부르기뇽을 다 끝내고 오면 이제 스테이크 요리하면 된다. 야호~!


 

고기를 꺼낸 다음 바로 겉면을 구워버리면 속까지 오버쿠킹 되므로 실온에서 좀 식히는 과정이 필요한데, 나는 고기 내부 온도 기준 47도 정도까지 식혔다. 그렇게 식힌 고기 겉면에 묻은 물기를 키친타올로 닦은 다음 프라이팬에 구워야 하는데 스테인리스팬이나 주물팬처럼 열전도율이 좋은 팬을 써야 맛이 좋다(나는 스테인리스팬을 썼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센불로 예열한 다음 타임을 놓고 고기를 바로 익히는데, 앞뒤로 30초씩만 익혀 살짝 마이야르만 내주고, 버터를 조금 넣어 고기 옆면을 30초 정도를 익히면서 버터의 풍미가 고기에 스며들게끔 해준다. 팬으로는 1분 30초 이내에 익히고 바로 꺼내야지 아니면 고기가 질겨져 힘들게 수비드한 의미가 퇴색된다. 사실 여기에 앤초비 파스타까지 있었는데 그것만은 자제하겠다. 요리는 장을 보고 시작하는 것이 힘들지만 막상 하다보면 재밌어서 시간이 빨리 가며, 무엇보다 맛있게 먹는 가족들을 보면 그냥 ‘아, 이게 행복이지’ 싶어진다. 모두들 오늘도 맛있는 음식 먹고 행복한운 하루가 되길 바란다.

권 대리의 틈새 정보

마이야르 반응은 조리과정 중 색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특별한 풍미를 내는 화학 반응으로, 감칠맛이 극대화되어 좋은 향과 맛을 얻을 수 있다. 요즘 요리 유튜브나 방송을 통해 많이 알려진 그 놈의 마이야르 반응이다.

토마토 페이스트는 살짝 쓴맛이 있어 볶아주면 좋다.

이러한 과정을 디글레이징이라고 한다. 살짝 물을 부어주면 쉽게 긁을 수 있다.

2시간이라는 긴 소요시간에 많이들 놀라실 텐데, 주식 한 종목을 사고 2시간동안 오를까 내릴까 기대하면 시간을 금방 보낼 수 있다.

수비드는 저온으로 길게 숙성시켜 고기의 부드러움과 수분감을 살리는 요리방법이다.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낮아 타기 쉬우므로 다른 기름을 추천하며 나는 몸에 좋은 아보카도 오일을 사용하였다.

이렇게 마이야르를 내는 것을 시어링이라고 하며, 토치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나는 버터나 타임 같은 허브향도 입힐 수 있는 팬 시어링을 선호하는 편이다.

권 대리의 사과

수비드 조리를 하려면 수비드 기계가 필요한데 최소 10만 원이다. 고기 내부 온도를 재려면 송곳처럼 찌를 수 있게 생긴 요리용 온도계를 따로 사야한다! 하핫!

다음호 KOGAS ESSAY의 주인공은 광주전남지역본부 건설사무소 홍예린 직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