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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경제의 주류로 떠오른 가운데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을 기점으로 장기 휴가를 권장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휴가와 여행 트렌드도 이에 걸맞게 변화하고 있다.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누리거나 현지 삶에 섞여 들어가 직접 문화를 경험해보는 등, 과거의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관광지를 돌며 소위 '겉핥기'만 했던 여행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알찬 휴가계획을 세우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삶의 질에 주목한 올여름 휴가와 여행 트렌드를 소개한다.

[글 김승희]

여유로운 쉼 만끽

여행업계에 따르면 숙박이나 항공권 등을 조기 예약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는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평균 휴가일 수가 증가한 것도 한몫한다. 보통은 한 달 전 또는 수개월 전부터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지에서 비교적 길게 머물며 여유로운 쉼을 즐기는 휴가 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인터넷도 큰 역할을 했다. 이용 후기를 참고해 자신의 여행 취향과 목적에 부합하는 숙박시설을 효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다 가격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비용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면서 숙박에 대한 부담에서도 자유로워졌다. 이에 더해 숙박 공유 플랫폼 이용이 늘면서 단순한 여행이 아닌 현지인의 삶을 더 가까이에서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도 열렸다. 여름방학은 어학연수 시즌이기도 하지만, 자녀들의 어학공부에만 초점을 맞추던 과거와 달리 아이들에게 풍부한 경험을 통해 다양한 추억을 만들어주려는 부모들이 늘면서 '한 달 살기' 열풍도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양질의 여행을 꾸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됨에 따라 휴가는 더욱 여유롭고 다채로워졌다.

역시 내 집이 최고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집밖에서 여가와 사교를 즐기며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집안을 아늑하게 꾸며놓고 쉬고, 즐기는 장소로 활용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들을 가리켜 놀이하는 인간인 호모 루덴스를 빗대 홈루덴스라 일컫는다.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족(Home+Training)'이나 조용히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이 범주에 든다. 홈루덴스 문화는 한발 더 나아가 휴가까지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북적이는 인파도 이동하는 수고로움도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멀리 가기보다 집에서 휴가를 즐기는 '홈캉스'가 어쩌면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방 안에서 쉬기만 하는 '방콕족'과는 엄연히 다르다. 집에서 즐기는 휴가지만, 유명 해외 휴양지를 방문한 듯 럭셔리하고 고급스럽게 휴가기간을 보내는것이 '홈캉스족'의 특징. 실내에서 물놀이를 하고, 빙수를 만들어 먹고, 여느 극장 부럽지 않은 커다란 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등 일정도 풍성하다. '홈족'이 늘면서 가전 및 인테리어, 유통업계가 맞춤형 제품을 내놓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한 결과, 집에서 즐거운 휴가를 보내는 것도 가능해진 세상이다.

웰빙 아니고 웰니스

번잡한 여행지를 피해 특별한 호텔 서비스를 받으며 온전한 쉼을 누리는 호캉스에 이어 최근에는 체험형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유명 관광지를 찾거나 활동적인 체험을 하는 대신 이른 아침부터 숙소에서 준비한 명상과 요가 및 건강식 만들기 수업에 참여해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는 것.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최근 등장한 '웰니스 관광'(Wellness Tourism). 이는 웰빙과 행복, 건강의 합성어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추구하는 휴가 트렌드다. 웰니스 관광은 건강과 힐링을 목적으로 관광을 떠나 스파와 휴양, 뷰티(미용), 건강관리 등을 즐긴다. 삶의 질을 높이고 적극적인 건강 증진을 꾀한다는 점에서 질병 치료 목적의 의료관광과 구별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웰니스 관광이 유행을 넘어 하나의 휴가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휴식과 건강 증진에 특화된 웰니스 체험, 숙박 업체가 늘고 있다.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일상을 만드는 여행

여행하다보면 종종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여기서 살고 싶다!' 현지인처럼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현지인들의 맛집을 찾아가 단골이 되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곳 사람처럼 살아보는 것, 이제는 꿈이 아니다. 살아보 는 여행을 꿈꾼다면 먼저 어디서 살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비교적 장기간 머무는 살아보는 여행은 단기 여행에 비해 숙박비며 생활비가 만만치 않게 들기 마련. 물가나 교통편 등을 세심하게 따져 목적지를 고르자. 확신이 들지 않는 낯선 곳이라면 짧게 사전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방법. 목적지가 정해졌다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숙박시설을 선택할 차례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숙박 공유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며, 호텔에서 근사하게 살아보길 원한다면 장기 투숙 할인이나 조식 제공 여부 등을 호텔 측에 확인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항공권의 경우 일반적으로 월요일보다는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출발하는 항공편이 20~30% 저렴한 편이다.

나에게 귀 기울이고 나를 찾아가는 여행

혼밥, 혼술만큼이나 중독되는 나 홀로 아이템 중 하나는 바로 혼자 떠나는 여행, '혼행'이다. 동행자의 입맛이나 여행 취향을 고려해야 할 일도 없고, 오롯이 내가 원하는 곳에서 쉬고 먹고 즐기다 보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도 하는 것이 혼행의 장점. 하지만 혼자 준비하고 떠나는 여행인 만큼 준비하고 주의해야 할 것도 많다. 안전한 여행지인지 미리 확인(외교부 해외안전여행 www.0404.go.kr)하고, 혹시 모를 질병에 대비한 예방접종 정보(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 질병정보센터 www.travelinfo.cdc.go.kr)도 알아두면 좋다. 또 인터넷 연결이 어려울 때를 대비해 여행지도를 다운받아 놓는 것도 만에 하나 있을 불상사에 대비하는 방법. 숙박, 교통편, 일정 등을 꼼꼼히 정하고 미리 다양한 정보를 알아본다 면 여행의 질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혼행하기 좋은 여행지로는 치안이 좋고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싱가포르나 혼밥하기 좋은 일본 도쿄, 저렴한 물가와 훌륭한 여행 인프라를 갖춘 태국 치앙마이 등이 꼽힌다.

비극적 역사 현장에서 교훈을 얻는 여행

전쟁·학살 등 비극적 역사의 현장이나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다크투어리즘은 가치를 더한 여행으로 각광받고 있다. 단순한 여행을 넘어 아픔의 현장에서 당시 상황을 체험하고 반성하면서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게 돌아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이 여행의 의미. 해외에서는 다크 투어리즘 관광이 이미 활성화돼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미국 그라운드 제로,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독일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등이 있다. 또 우리 역사와 연관된 해외 여행지로 중국 내 독립운동 유적지를 탐방하는 일정도 눈여겨볼만하다. 국내에는 제주도 4.3사건 유적지·평화공원, 6.25전쟁 시 북한군이나 중공군 포로를 수용한 거제포로수용소, 민주화 운동 성지인 5.18 민주묘지, 대구 지하철 참사를 기록한 대구시민안전 테마파크, 우리 민족의 근현대 수난과 고통을 돌아볼 수 있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등이 있다.

계획 없이 바로 떠나는 즉흥 여행

요즘에는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렸을 때 눈길을 끄는 여행지들을 찾는 경향도 강해졌다. 이에 따라 SNS에서 정보를 얻어 짬이 날 때 바로 떠나는 즉흥 여행 또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별한 날이나 휴가 시즌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 틈틈이 여행하는 이들이 늘면서 국내여행지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생각나면 바로 떠나는 여행자들은 유명한 관광명소보다 알려지지 않은 곳을 방문하고 색다른 체험을 통해 일상 속 여행을 즐긴다. 이때 더욱 이색적인 여행을 만들기에 액티비티 앱이 유용하다. 이를 이용하면 현지에서 즐길 거리를 단품으로 구매할 수 있어, 일상에서 얻지 못하는 다양한 경험을 간편하게 추구할 수 있다. 또 계획 없이 급하게 떠날 때 챙기지 못한 교통패스나 관광지 입장권, 데이터 유심(USIM)을 한 번에 준비할 수 있는 여행 서비스도 업계에서 선보이고 있으니 즉흥 여행 시 잘 활용해 신나는 여행을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