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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양 푸드컬쳐랩 대표

K-푸드 김치를
가루로 만들어
해외 시장을
개척해나가다


안태양 푸드컬쳐랩 대표

안태양 푸드컬쳐랩 대표는 한국의 대표음식 김치를 소금이나 후추처럼 음식에 맛을 더하는 시즈닝으로 만들었다. 안태양 대표가 동생 안찬양 씨와 함께 탄생시킨 ‘서울시스터즈 김치시즈닝’은 미국 아마존 완판을 비롯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글 임영현 사진 박형준]

  • Q질문
  • 어떻게 김치를 시즈닝으로 만들 생각을 하셨어요?
  • A답변
  • 필리핀으로 영어 연수를 갔다 2010년부터 동생과 ‘서울시스터즈’란 이름으로 떡볶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구하기 어려운 한국 재료들이 있어야 맛을 내는 고추장보다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베트남 스리라차 소스를 자주 구매하게 되더라고요. 그때부터 스리라차 소스 같은 제가 만든 제품이 그 나라 찬장에 있었으면 하는 꿈을 꿨습니다.

    이후 필리핀 최대 식품유통업체 GNP 트레이딩에 들어가 한류를 테마로 한 외식 사업에 종사하다 꿈을 이루기 위해 2017년, 한국행을 선택했습니다. 처음부터 해외를 겨냥해 K-푸드 사업을 벌일 계획이었어요.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해외로 보낼 때 액체 상태라면 무겁고 고온의 컨테이너 안에서 변질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루 형태의 K-푸드 제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이에요.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인들도 김치는 ‘맵다, 건강하다’는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어요. 한 마디로 돈이 없었기 때문에 김치를 택했습니다. 전혀 모르는 제품을 외국인에게 선보이면 개념부터 설명해야 하잖아요? ‘김치로 만든 시즈닝’이라고 하면 외국인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죠.

김치시즈닝
김치시즈닝
  • Q질문
  • ‘서울시스터즈 김치시즈닝’을 개발하기까지 과정은 어땠나요?
  • A답변
  • 가루 형태의 K-푸드 제품에서 실제 제품을 개발하기까지 3년이 걸렸습니다.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해외에 팔려면 저가 제품으로는 기업을 계속 운영하기 힘들어요. 오랫동안 해외에서 한국 제품을 판매해도 실제 속을 들여다보면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습니다. 김치만 해도 한국에서 수입하기도 하지만 그 나라에서 직접 생산하기도 하거든요. 운송·통관 비용이 있으니 한국에서 만든 제품이 외국에서 생산한 제품과 경쟁할 때 불리해요.

    그래서 가격이 높아도 외국인들이 납득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제품으로 만들어야 했어요. 해외 식품 트렌드에 맞춘 비건 제품이어야 하고 Non-GMO, 글루텐 프리에다 유산균이 살아있어야 했어요.

    2017년 한국에 들어왔지만 계속 한국에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미국, 프랑스, 독일 등 해외 도시에서 에어비앤비로 현지인의 집을 빌려 한 달을 살면서 이들의 식문화를 살펴봤습니다. 미국의 경우, 전기레인지만 있고, 가스레인지가 없는 집들도 많아요. 바쁘니까 집에서 간단히 데워먹거나 밖에서 사먹을 뿐 집에서 요리할 시간이 없는 거죠. 어떤 식재료를 사용하는지 주방 동선은 어떤지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제품 개발에 참고했습니다.

안태양 푸드컬쳐랩 대표
  • Q질문
  • 가장 어려웠던 과정은 무엇이었나요?
  • A답변
  • 제조사에 이런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찾아가면 “지금까지 이런 제품이 없었던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다”, “왜 굳이 김치를 가루로 만들려하냐”, “이건 안 된다”는 이야기를 정말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왜 안 되는지 그 이유를 듣기도 힘들었어요. 3~4군데 제조사에서 제품 개발을 포기하기도 했고요.

    가장 큰 난관은 비건 제품으로 만들려 하니 동물성 재료인 젓갈을 빼고 김치의 맛을 내야한다는 점이었어요. 젓갈은 들어가는 양은 적어도 김치 맛을 좌우합니다. 저 같아도 아무리 건강한 제품이더라도 맛이 없으면 구매하지 않죠. 젓갈 없이 김치 특유의 깔끔한 매운 맛을 내기까지 정말 힘들었습니다. 결국 17가지 동결건조한 야채 베이스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살아있는 식물성 유산균을 집어넣기까지도 힘들었어요. 서울시스터즈 김치시즈닝 한 통에는 180억 마리의 살아있는 식물성 유산균이 들어있어요. 비건 제품은 3차 원료까지 식물성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유산균 대부분은 동물성 원료에서 생산하거든요. 식물성 유산균은 동물성 유산균에 비해 종류도 적고 가격 차이도 꽤 커요. 유산균이 살아있으면 원물을 공격해서 부패시킨다고 하더라고요.

    열과 빛에 강하면서도 제품 안에서 살아있는 식물성 유산균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적합한 유산균을 찾는 작업에만 6개월이 걸렸습니다. 찾고 보니 한국에 있더라고요.

  • Q질문
  •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 A답변
  • 저와 동생이 그동안 모아놓은 돈에다 대출금까지 탈탈 털어 시작했지만 잘 될 거라는 보장이 없으니 이러다 아예 내일이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이때 두 살 차이 동생이 큰 힘이 됐습니다. 처음에 동생한테 5년만 도와달라고 부탁했어요. 1년을 고민한 동생이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어 든든합니다.

    또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는 제 성격도 힘든 시간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아요. 여기서 포기하면 미련이 남을 것 같았거든요. 만약 망하더라도 미련을 남기지 않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김치시즈닝
김치시즈닝
  • Q질문
  • 해외를 겨냥했지만 한국에서의 인기도 높은 것 같습니다.
  • A답변
  • 처음엔 한국에서 판매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코로나19로 해외 교민들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저희 제품을 함께 가져 오셔서 한국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특히 제품 하나로 바비큐부터 라면 요리까지 해결할 수 있으니 캠핑 마니아들의 문의가 많았어요.

    지난해 말 tvN 유퀴즈 출연을 계기로 한국에서 인지도가 확 올라갔습니다. 본방송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주문이 몰려들기 시작했거든요. 올 1월은 너무 바쁘게 일해서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예요. 주문 받고, 고객응대하고 포장해서 보내기까지 동생과 저 둘이 해야 했거든요. 제품을 빨리 보내달라는 전화를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받았어요. 잠잘 시간도 없었죠. 하도 힘들어서 눈물이 났는데 울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낼 수 없으니 울면서 포장했어요.

    지금까지 해외, 국내에서 총 100만 개의 제품을 판매했습니다. 제품을 구매하고 맛있다, 재구매 의사가 있다는 후기를 볼 때 정말 뿌듯합니다. 제품을 개발하면서 전혀 생각 못했던 부분인데,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아이 입맛에 맞춰 덜 맵게, 덜 짜게 음식을 만들잖아요? 어른용을 따로 만들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희 제품이 있으면 어른용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어 좋다는 남성 고객들의 후기도 기억에 남아요.

김치시즈닝
김치시즈닝
  • Q질문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 A답변
  • 올해만 해도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우선 5월에 고추장 핫소스 제품, 제과회사와 콜라보레이션한 과자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7개월에 걸쳐 개발한 고추장 핫소스는 특유의 발효 맛을 살리되 묽게 만들어 활용도를 높인 제품입니다.

    앞으로 K-푸드하면 서울시스터즈를 떠올릴 수 있도록 푸드컬쳐랩의 서울시스터즈 브랜드를 성장시켜 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