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봉계주(筆鋒繼走)

나마스테, 네팔

writer 총무처 사옥관리부
조영주 직원

네팔이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에베레스트였다.
네팔을 방문하기 전까지 나에게 네팔은 미지의 세계, 광활한 대자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네팔을 다녀온 후, 소중한 추억이 가득한, 죽기 전 꼭 한 번 더 방문할 나라가 됐다.
지금부터 2017년 말 3주간 방문한 네팔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개발도상국을 마주하다
네팔 공항에 도착 후 택시를 타러 나왔는데, 폐차 직전 상태의 차들이 가득했다. 당시에는 개도국 방문이 처음이라 너무 낯설었지만, 이미 네팔을 다녀와 본 팀원이 익숙한 듯 택시기사님들과 가격흥정을 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우리나라처럼 미터기 요금이 아닌,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얘기하고 기사님이 가격을 제시하면 흥정하는 방식이다!
거리에는 택시도 많았지만, 한글이 써진 버스, 승합차들도 많이 보였다. 이것 역시 폐차 직전의 상태로 보이는데, 정말 우리나라의 노후차를 사 와 교통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 네팔은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이라, 거리엔 흙먼지가 가득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이었지만, 카트만두에 있을 땐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돌아다녔다.
기반시설, 주거환경 등 내가 살아왔던 환경과 매우 다르지만, 나쁘지 않았다. 이국적이고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다.
대자연의 감사함, 포카라
우리 팀이 네팔을 방문한 목적은 포카라에서 약 2주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포카라는 네팔의 관광도시라고 들었지만 이미 경험한 카트만두의 이미지가 쉽사리 잊히지 않아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포카라에 도착해 마주한 안나푸르나와 광활한 자연은 경이로운 감정을 차오르게 했다.
높은 건물이 없어서인지 어디에서든 히말라야산맥의 봉우리가 보였다. 우리는 연구원님 댁에서 머무르면서, 매일 옥상에서 낮에는 히말라야산맥을, 밤에는 수많은 별을 볼 수 있었다. 이른 새벽의 하늘에서 살면서 봤던 별들의 수보다도 더 많은, 하늘 전체를 뒤덮은 별을 볼 수 있었다. 그때의 감동은 절대 잊을 수 없다. 수많은 별을 보고 있으니 소원을 빌어야 할 것만 같아서, ‘이곳에 다시 올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다.
포카라는 세계 3대 패러글라이딩 명소이다. 아마 안나푸르나산맥과 페와 호수를 바라보면서 하늘을 날 수 있는 특별함 때문인 듯하다. 평소 놀이기구 타기를 무서워하지 않아 설레는 마음으로 사랑곳에 올라가는데, 생각보다 높은 고도로 인해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가이드가 매우 신나 하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하늘 위에서 보는 풍경에 집중하라는 말에, 눈 딱 감고 하늘에 떠올랐다. 눈을 떠 바로 보이는 풍경은 안나푸르나와 내 발밑의 호수, 자연경관이었다. 언제 무서웠냐는 듯 그 시간을 즐겼다. 다만, 가이드가 재밌게 해준다고 빙빙 돌 때는 정말 토할 것 같았다.
포카라를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은 트레킹이 목적이다. 히말라야산맥을 올라갈 수 있는 여러 코스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팀도 2018년 새해를 기념하기 위해, 12월 31일 포카라의 오스트레일리아 캠프 트레킹을 했다. 사실 트레킹 계획이 없었기에 굉장히 쉬운 코스였음에도, 아무 장비 없이 산을 오르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 중간중간 내려다보이는 포카라의 모습과 경이로운 히말라야의 풍경이 겹치면서 바라보는 그 자체로도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캠프에 도착하면 안나푸르나가 보인다. 새하얀 설산이 노을로 인해 핑크빛으로 보이기도 하면서 시간에 따라 계속 변하는 설산의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언젠가 다시 돌아갈 네팔, 안녕!
사실 많은 불편함이 있었고 죽을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잊지 못할 자연의 아름다움이 네팔을 다시 한번 더 가고 싶게 한다. 무엇보다도 함께 고생한 팀원들과 보낸 그 하루하루가 지금도 두고두고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됐다. 그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 네팔을 떠나올 땐 힘든 일들이 많아서 다시는 안 올 거라고 했지만, 그때를 돌아보면 그 힘든 시간도 추억이다. 언젠가 다시 돌아갈 네팔, 안녕!
다음호 필봉계주(筆鋒繼走)의 주인공은 디지털뉴딜처 디지털뉴딜기획부 장하림 직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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