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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에메랄드빛 삼척 바다 월천연안 복원공사
국내 천연가스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삼척 LNG생산기지. 그곳에 에메랄드빛 기운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말, 월천연안이 다시 우리의 품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글. 편집실

청정에너지를 위한 발걸음,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호산리 일원에 조성된 삼척 LNG 생산기지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조 2,855억 원의 대규모 설비 투자로 강원권 동해안 지역의 청정에너지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하지만 삼척기지 조성 공사로 인해 월천리 연안과 아름답던 바다 경관은 저만의 색을 잃은 채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에만 그 역할을 집중했다.
기지 조성 공사로 인해 인근 해안의 해류가 변한 데다, 남쪽으로 이동되어 오는 모래들은 해안선으로부터 돌출된 삼척기지에 의해 흐르지 못하게 되었고, 도미노 효과로 아래에 있던 월천리 연안은 모래 침식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도로 및 옹벽 등이 붕괴되는 사태도 일어났다. 이에 KOGAS는 임시방편으로 복구를 해 놓은 상태였다. 국토 보전과 더불어 지역민의 민원 해결 차원에서도 연안 복원사업은 시급했다. 2010년부터 연안 침식에 대한 대책으로 환경 모니터링을 실시해오던 KOGAS는 2015년에 들어서며 복원 방향을 확정한 후,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해안 침식으로 인한 복원사업은 그간 국가 차원에서 시행해 왔으나, 이번 월천연안 복원사업은 최초로 국가가 아닌 자가 시행으로 이뤄졌다. 그랬기에 사업 추진에 있어 참고할 선례가 없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 강원도, 삼척시 등의 기관에서 적극적인 협의가 있었기에 막힘없이 사업에 돌입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사업은 피해 지역에 대한 ‘단순 보상’이 아닌 ‘사회적경제 활성화’와 ‘지역 재생’에 중점을 둔 데에 의미가 있다. 일방적 사업이 아닌 지역민에게 되돌려 주는 형태를 띠는데 이는 곧 사람을 다시 부르고 지역에 활기를 찾는 건 물론,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게 되면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져 일석삼조의 효과를 부르는 셈이 된다.

사라진 푸른 빛을 다시 마주하다

복원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여느 현장과 마찬가지로 지역민의 민원과 요구사항을 즉각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는데, KOGAS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를 이어갔다. 토목 구축물 및 건축 시설물 유지 보수를 담당하고 있는 삼척기지본부 시설보전부의 김기현 차장은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도 방해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2020년부터 2021년 사이에 집중호우 및 너울성 파도 피해, 마이삭·하이선·루핏 등의 태풍에 잇따라 피해가 발생했다. “2022년에는 울진·삼척으로 큰 산불이 발생했는데, 현장의 바로 코앞까지 불길이 번졌어요. 해안산책로의 목재 시설물이 전소될 뻔했던 터라 아주 아찔했죠. 화재 진압에만 10일이 넘게 걸렸는데 그때 고생한 소방관들과 공사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큽니다.”
이러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 월천연안은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8월 준공이 완료되었으며 올해 말 사람들에게 활짝 문을 열 예정이다. 관광객을 맞을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연안에는 벌써 커다란 손 하트 조형물이 우뚝 서 있었는데, 우리나라 최대 크기로 조성된 이 조형물은 연안의 랜드마크이자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할 계획이다.
김기현 차장은 직접 있어 본 이곳에 대해 하고픈 말이 있다고 전했다. “많은 분들이 ‘삼척’ 하면 거리가 멀고, 가기 힘든 곳이라고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손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보석 같은 매력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삼척기지가 위치한 ‘원덕읍’에는 프랜차이즈 카페나 빵집 등도 없어요. 없는 게 더 많은 동네랄까요. 하지만 정겨운 풍경이 그리울 때면 찾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소박한 매력이 그리울 때면 삼척 여행을 추천합니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친구 삼아 걷기 좋은 해안산책로와 즐거움이 울려 퍼지는 데크길, 낭만 가득한 조형물까지. 삼척 월천연안으로 나들이 떠날 그 날이 더욱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