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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격! 한국형 LNG 벙커링선 돛을 올려라 한국형 LNG 벙커링선 ‘블루웨일호’ 명명식
강력한 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 연료가 주목받으면서 LNG 추진선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독자적으로 화물창 기술을 개발했고 지난 5월 10일 그 기술이 탑재된 LNG 벙커링 선박이 출항을 알렸다.
조선산업 진일보의 현장 3261호선 ‘블루웨일호(Blue Whale)’ 명명식을 찾았다.

글. 조서현 사진. 박재우

성장하는 LNG 벙커링 산업

전 세계는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육상과 해상을 막론하고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부터 선박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 및 질소산화물의 함유량을 0.5%로 규제하고 있다. 해운기업들은 선박 추진 원료를 친환경 청정에너지 LNG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이렇듯 저탄소 선박인 LNG 추진선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늘면서 LNG 벙커링 산업에 또한 주목받으며 신성장동력으로 성장했다.
유럽 및 미국을 중심으로 선박 배출가스 규제지역(ECA)이 확대되고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향후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LNG 벙커링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예정이라고. 현재 많은 선진 해운 국가들이 LNG 추진 선박 건조와 LNG 벙커링 항만 건설 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LNG 벙커링 사업은 활기를 띠고 있다. KOGAS는 2020년 12월 자회사 한국엘엔지벙커링(주)을 설립해 벙커링 사업을 추진했고, 한국산업통산자원부는 2020년부터 3년간 총 553억 원을 투입하여 HD현대중공업을 통해 LNG 벙커링 선박을 건조했다.
LNG선의 핵심기술인 선박 화물창 라이센스는 이제까지 사실상 프랑스 GTT(Gaztransport&Technigaz)가 독점하고 있는 형태였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는 큰 비용을 지불하며 기술을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정부와 KOGAS, KLT,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관련 업계는 화물창 기술 국산화를 이루기 위해 2004년부터 근 20여 년간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독자적인 한국형 화물창 기술인 KC-2를 개발해 냈다.
KC-2는 7,500㎥급 LNG 벙커링 전용선 블루웨일호에 처음 적용되었다. 블루웨일호는 해상에서 탱크로리 트럭 250대 분량의 LNG를 저장했다가 국내에 입항하는 LNG 추진선과 조선사 신조 가스 선박에 연료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연료 공급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대폭 줄여 선박 운항의 효율성을 높이고 해상 대기질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블루웨일호, 조선산업의 한 획을 긋다

눈부신 햇살이 드리웠던 지난 5월 10일, 푸른 동해가 펼쳐진 울산 중구 HD현대중공업 안벽 일대가 사람들로 북적였다. 바로 최신 한국형 화물창 기술이 탑재된 최초의 LNG 벙커링 전용 선박 ‘블루웨일호’ 명명식이 있었기 때문. 블루웨일호는 길이 97m, 폭 22m라는 거대한 크기를 뽐내며 위엄 있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선박에 이름을 부여하고 안전운항을 기원하기 위해 개최된 명명식에는 KOGAS, HD현대중공업 등 조선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개회사를 시작으로 블루웨일호의 건조사 HD현대중공업 이상균 대표이사 사장의 환영사와 KOGAS 최연혜 사장의 기념사, 그리고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의 축사가 차례로 이어졌다. 최연혜 사장은 “오늘 명명되어 인도될 블루웨일호는 우리 공사의 첫 번째 LNG 벙커링 전용선이라는 뜻깊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라며 “앞으로도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LNG 벙커링 시장에서 국내 조선사·해운사와 함께 힘을 합쳐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 또한 “KC-2는 엄격한 검증을 거쳐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형 화물창 기술로 완성될 것이며, 핵심 기자재 국산화와 미래 선박의 핵심기술 선점 등을 위해 집중 지원하겠습니다.”라며 의지를 밝혔다.
19세기 초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참석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세계 각국의 주요 선박 명명식에서는 여성이 명명식의 주인공이자 최고 VIP로서 명명사 낭독, 샴페인 브레이킹 등을 거행하고 있다. 이날 명명식의 주인공으로 나선 KOGAS 최연혜 사장은 선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취지로 블루웨일호의 명명사를 낭독했다. “나는 이 배를 블루웨일호로 명명하나니 이 배와 승무원 모두에게 항상 안전항해와 순탄한 뱃길이 되도록 신의 축복과 가호가 깃드소서.” 단상에 울려 퍼진 경건한 선언에 현장에 자리한 많은 이가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블루웨일’이라는 이름은 드넓은 바다를 늠름하게 누비는 대왕고래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LNG 벙커링 산업을 이끌며 바다를 활기차게 향유하는 블루웨일호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했다. 이후 탯줄을 끊어 새 생명의 탄생을 알리듯 도끼로 명명 블록을 타격하는 의식도 이어졌다. 모두가 소망과 축복의 마음을 담아 도끼를 내리치자 한국형 LNG 벙커링 선박의 성공적인 첫 출항을 알리는 우렁찬 뱃고동 소리와 함께 형형색색의 꽃가루가 사방에 휘날렸다. 명명식의 마지막 순서는 식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샴페인 브레이킹. 최연혜 사장은 블루웨일호를 향해 그물망에 담긴 샴페인을 힘차게 던졌다. 샴페인 병은 그대로 선박에 닿아 깨지며 안전운항을 기원하는 염원에 시원하게 화답했다.
블루웨일호는 이날 이후 KOGAS로 인도된 뒤 해상에서 연료를 주입하는 LNG 벙커링 전용 선박으로의 본격 운항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