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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학래 차장은 어디서나 '사진'을 촬영한다. 일상 속 평범한 순간부터 특별한 추억까지, 가족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가족과 함께 매 '순간'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는 일이 마냥 행복하다는 조학래 차장. 오늘은 가족과 함께 도자기 만들기에 도전했다. 정성스레 흙을 빚고 알록달록 색을 칠하며 보낸 행복한 시간. 가족의 사진첩에 또 하나의 예쁜 추억이 저장됐다.

[글 박향아 사진 박찬혁]



아빠에겐 너무 소중한 가족의 순간순간

"자! 다 같이 사진 한 장 찍고 시작할까?" 공방에 들어서자마자 사진부터 찍자는 아빠의 요청에 능숙하게 포즈를 취하는 가족들. 아이들이 태어난 순간부터 매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고 하니, 가족에게 사진 촬영은 이제 당연한 일상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대견해서 사진을 찍었어요. 문득 생각날 때마다 사진을 꺼내 보는데, 사진 속에 담긴 추억들이 하나둘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가족과 무언가를 할 때마다 항상 사진을 찍어서 남기고 있어요.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도록…." 조학래 차장은 그렇게 찍은 사진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날짜와 장소별로 정리를 한다. 얼마나 사진을 많이 찍었는지, 중복된 사진은 지우고 정리를 하는 데만 꼬박 일주일이 걸린다고. 찍는 일도, 정리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지만, "차곡차곡 쌓여가는 가족의 추억을 보면 마음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고 한다. 사진을 '찍는' 아빠는 그 순간이 마냥 행복하다는데, '찍히는' 가족들도 그럴까? "솔직히 말하면 너무 과해요." 첫째 딸 아현이(중2)는 "장소를 옮길 때마다 가족 단체 사진을 찍는 것은 너무 과한것" 같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아빠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래도 사진을 볼 때마다 옛날 추억이 되살아나서 좋은 것 같아요. 다 아빠 덕분이죠(웃음)." 둘째 딸 아린이(초5)는 "아빠가 찍어주는 사진이 최고"라며 자랑이 한창이다. 똑같은 장소에서 찍어도 아빠가 찍어주는 사진이 가장 예쁘게 나온다는 것. "애정을 듬뿍 담아서 찍으니 예쁘게 담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는 아빠의 설명에 "역시~"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아린이. 막내딸의 애교에 아빠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하다.

정성을 담아 반죽하고, 마음을 쏟아 흙을 빚다

조학래 차장이 오늘 가족을 위한 특별 이벤트를 신청한 이유는 2가지다. 첫 번째는 도예 체험을 통해 가족만의 작품을 만드는 것, 두 번째는 전문가의 솜씨가 담긴 가족사진을 남기고 싶어서다. "평소에는 가족사진을 찍고 싶을 때는 지나가는 분들한테 부탁하는 편이거든요. 아무래도 전문가들이 아니다 보니 나중에 사진을 보면 아쉬운 점이 보여요. 오늘은 사진 작가분의 손길을 통해 멋진 사진이 탄생할 것 같아서 기대가 큽니다." 예쁜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는 멋진 작품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엄마 박민경 씨는 벌써 걱정이 가득하다. "학창시절 이후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그리는 일을 해본 적이 없거든요. 예쁜 그릇을 만들어서 가족들이 좋아하는 요리들을 담고 싶은데,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도자기는 정성으로 흙을 반죽하고, 마음을 담아 빚는 것"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본격적인 도예 체험에 나선 가족들. 엄마와 아린이는 완성된 도자기 그릇에 그림을 그리기로 하고, 아빠와 아현이는 직접 반죽해서 나뭇잎 모양의 접시를 만들기로 했다. 도자기 체험을 해본 적이 있다는 아현이는 과감하게 흙을 빚기 시작한 반면, 오늘 처음 도자기를 만든다는 조학래 차장은 모든것이 조심스럽다. "어릴 적에 놀이터에서 두꺼비집을 만든 것 말고는 흙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건 처음인지라 긴장이 되네요. 살림에 보탬이 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웃음) 걱정도 잠시, 여러 번 걸러낸 흙이 손끝에 닿는 순간 부드러운 감촉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두께가 너무 두껍거나 얇아지지 않을까 흙을 반죽하는 손길에서 신중함이 묻어나고, 모양을 만드는 표정은 어느 때보다 진지하다.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사용할 접시를 만든다고 생각하니, 사소한 작업 하나하나에 정성과 마음을 오롯이 쏟게 된다. "이 접시에는 우리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수육을 담으면 어떨까 싶어요. 아니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파게티나 김치전을 담아도 좋겠네요. 아내의 솜씨와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들이 더 돋보일 수 있도록 멋지게, 예쁘게 만들어보겠습니다."

찰칵! 또 하나의 추억을 저장하다

아빠와 아현이가 주물주물 흙을 반죽하고 조물조물 반죽을 빚는 동안, 엄마와 아린이는 열심히 도안을 고르는 중이다. "봄이니까 예쁜 꽃!" 엄마와 아린이의 마음이 '꽃'으로 통하고,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만의 즐거운 미술 시간. 아린이는 도화지가 아닌 도자기에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에 마냥 신이 났고, 엄마도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서툴지만 즐겁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라벤더를 그리고 싶은데, 마음처럼 손이 따라가지 않는다"는 엄마와 달리, 아린이의 도자기에는 벌써 온갖 꽃이 만발했다. 하얀 벚꽃과 노란 민들레, 그리고 네 잎 클로버가 아린이의 손끝에서 예쁘게 피어나고, "네 잎 클로버가 그려진 그릇이 우리 가족에게 행운을 가져다줬으면 좋겠다"는 예쁜 마음도 살포시 내려앉았다. 그렇게 정성스레 흙을 반죽하고, 공들여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지 2시간 만에 어느덧 그럴싸한 모양이 완성됐다. 조금은 투박하고 어설픈 모습이지만, 직접 만든 작품을 보니 뿌듯하기만 하다. 평소 예쁜 그릇을 좋아하는 엄마 민경 씨는, 가족이 직접 만든 그릇들을 사용할 생각에 벌써 설레기 시작했다. "가족의 정성과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이니까, 그릇을 사용할 때마다 오늘의 추억이 생각날 것 같아요. 남편이 출장을 자주 가는 편이라 주말에는 쉬고 싶을 만도 한데, 가족이랑 가까운 곳으로라도 꼭 나들이를 가요. 그렇게 전국을 다니며 함께 만든 추억이 한 가득이랍니다. 오늘 이렇게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선사해준 남편! 정말 고마워요." 오늘 가족이 만든 도자기는 1250도의 불길을 무사히 견뎌낸 후, 새로운 모습으로 가족의 식탁 위에 오르게 된다. 찬바람과 뜨거운 불길을 견디며 더욱더 단단하고 아름다워진 도자기를 만나게 되는 날, 가족들은 함께여서 더 즐거웠던 오늘을 추억하게 될 것이다. "도자기가 가마에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남길까요?" 변함없는 아빠의 사진 요청에 환하게 웃는 가족들. 찰칵! 가 족의 사진첩에 또 하나의 예쁜 추억이 저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