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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심리학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것, 바로 인간관계다. 그중에서도 상사와의 관계는 언제나 어렵다. 상사 위에 상사는 없을까? 그룹의 회장쯤 되지 않는 이상 누구나 윗사람이 있고, 상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어렵지만 피할 수 없는 관계라면 묘수를 찾아볼 수밖에. 나만 못살게 구는 상사의 속마음이 궁금하다면 인류의 본성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글 박한선 (신경인류학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박한선 (신경인류학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경인류학자. 서울대 인류학과에서 진화와 인간 사회에 대해 강의하며, 정신의 진화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행복의 역습], [여성의 진화], [진화와 인간 행동]를 옮겼고, [재난과 정신건강], [정신과 사용설명서], [내가 우울한 건 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때문이야] 등을 썼다.

배우자를 잘 만나는 것보다 상사를 잘 만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 왜 그럴까?

같이 사는 동물, 인간

인간은 언제부터 무리를 이루어 살기로 했을까? 연구에 따르면 인간과 침팬지의 공통 조상도 집단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은 함께 사는 동물이다. 그런데 무리를 이루면 자연스럽게 위계가 생긴다. 이른바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생기는 것이다. 원시 시대의 인간은 평등하게 살았다고 배웠는데? 물론이다. 구석기 시대의 인류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평등 사회를 이루고 살았다. 하지만 모두가 하하 호호 웃으며 평등한 위계에서 살았던 것은 아니다. 연령에 따른 질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존재했고, 식량 공급 수준도 거의 40%나 달랐다. 다만 끊임없이 돌아다녀야 했으므로 부동산에 대한 개념이 지금과 달랐다. 재산이 별로 없으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제법 불평등한 사회였고, 상당한 수준의 위계가 무리를 지배했다. 특히 인류는 긴 시간의 학습과 훈련을 하도록 진화했다. 스무 살은 되어야 제법 어른 구실을 한다. 그리고도 계속 배워야 한다. 타잔처럼 혼자 책을 읽고 스스로 터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대 간 정보 전달 가설에 의하면 인류는 높은 수준의 인지 능력과 언어 능력을 통해서 계속 지식을 축적하고 전달했다. 위계를 따르지 않고 무리를 떠난 개체는 아마 자손을 많이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좋은 상사의 기준

서두에 좋은 상사를 만나는 것이 좋은 배우자를 만나기보다 어렵다는 우스개를 했지만, 어느 정도는 진실이다. 파트너 관계는 엄밀하게 말하면 번식과 양육을 위한 전략적 동맹 관계다. 서로 이득이 되니까 (혹은 그럴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서로 짝을 이룬다. 하지만 상사와 부하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구조적으로 불평등한 관계다. 좋은 상사의 기준이라는 것은 사실 아주 애매하고 비현실적이다.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초인적인 능력을 갖췄으면서도, 정작 부하의 실수에는 관대해야 한다. 다른 부서에 비해서 높은 성과를 거두어 부하의 미래를 보장해주면서도, 동시에 칼퇴근을 보장해야 한다. 자신에게는 냉정하지만, 타인에게는 따뜻해야 한다. 스스로 공사를 구분하면서도 부하는 친가족처럼 대해야 한다. 단언컨대, 이런 사람은 세상에 없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그룹 회장이거나 혹은 인턴사원이 아니라면, 분명 누군가의 부하이자 동시에 상사일 것이다. 솔직하게 돌아보자. 당신이 매일같이 (속으로) 저주하는 상사의 자리에 올라간다면 과연 좋은 상사가 될 것인가? 부하를 제 몸처럼 아낄 것인가? 아니 당신을 매일 저주하는 부하에게 도대체 왜 그러겠는가?

도대체 왜 갈구는가?

우리는 세계 최고의 상사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중간'만 했으면 좋겠다. 서로 도와 이익이되는 관계를 통해서 주고받을 것을 거래하면 되지 않을까? 권한과 위계는 업무의 효율성을 위한 것에 불과하니 말이다. 각자의 책임과 권한을 지키며 서로의 선을 넘지 않으면 명랑한 사회가 될지도 모른다.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세상은 이제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상사의 갈굼은 그가 '원래부터 글러 먹은 천하의 꼰대'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도 역시 나처럼 불안하고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수백 층의 피라미드 구조를 이룬 세상에서 높은 직급을 가진 상사는 오히려 더 취약한 입장에 놓여 있다. 당신보다 월급은 조금 더 받겠지만 큰 위로가 될 정도는 아닐 것이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부하나 상사는 모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경쟁자일 뿐이다. 상사 입장에서는 얄팍한 권력이라도 최대한 활용하고 싶을 것이다.

수렵채집 사회의 장로는 오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다음 세대를 가르쳤다. 또한, 집단의 미래를 결정하고 큰 의례를 주관하는 위엄을 가질 수 있었다. 장로의 권위는 상당히 강력했는데, 실질적으로 가진 재산이나 권력이 없어도 상관없었다. 적당한 연령에 도달한 성인은 누구나 장로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세상은 그렇지 않다. 연령이나 경험의 가치는 땅바닥에 떨어졌다. 나이 들어서 한 겹짜리 얇은 체면이라도 지키고 살려면 악착같이 조직의 끄트머리 자리라도 지키고 있어야 한다. 사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부하나 상사는 모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경쟁자일 뿐이다. 상사 입장에서는 얄팍한 권력이라도 최대한 활용하고 싶을 것이다.

상사 다스리기

상사와 부하의 갈등이 구조적인 것이라면, 구조적 약자인 부하는 당하고만 살아야 할까? 물론 그건 아니다. 하지만 나를 아껴줄 생각도, 그럴 능력도 없는 상사에게 '왜 사랑을 주지 않느냐'고 따져봐야 소용없다. 직장은 인생의 멘토를 찾거나 삶의 스승을 찾는 곳이 아니다. 그러려면 학교나 법당, 교회를 찾는 것이 좋다. 직장은 돈을 버는 곳이다. 종종 비대칭적인 전략을 사용하여 상사를 '관리'하려는 경우도 있다. 험담이나 소문을 내는 것이다. 동료와 힘을 합쳐 보이콧을 하는 경우도 있다. 잠깐 속이 시원하고 통쾌한 기분이 들겠지만, 결과는 보장할 수 없다. 허위의 소문이라면 오히려 뒷감당이 쉽지 않다.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힘든 상사를 통해 세상을 배운다는 느낌으로 지내라'는 것이다. 아마 당신은 피라미드 위로 더 올라가고 싶을 것이다. 꼭대기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높은 곳에 올라가서 멀리까지 바라보고 싶을 것이다. 일의 보람도 느끼고, 조직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을 수도 있다. 원성이 자자한 상사를 만났다면 젊은 당신에게 귀한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어느 정도 윗자리에 올라가면 다들 '베테랑'이기 때문에 터무니없이 유치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 상사가 괴팍할수록 설사 갈등이 불거져도 당신을 탓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늘이 준 좋은 기회다. 조직 문화는 잘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머지않아 당신의 조직 내 위치는 바뀔 것이다. 무능하고 이상한 상사가 많을수록 그날은 조금 더 일찍 찾아온다.

직장 속 관계맺기의 묘수를 찾아서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 장르 : 코미디
  • 감독 : 세스 고든
  • 출연 : 케빈 스페이시, 제니퍼 애니스톤, 콜린 파렐

'죽이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상사가 있다? 출근시간보다 일찍 나와도 자기보다 늦으면 지각이라며 생트집, 주는 술 받아먹었더니 사람들 앞에서 알코올중독자 취급, 승진 약속을 하고 마구 부려먹더니 그런 적 없다며 오리발까지? 더이상 참을 수 없다! 서로의 상사를 죽여주고 지옥같은 직장에서 벗어날 계획을 짜는데…. 주인공 세 남자의 눈물 나는 복수가 시작된다.

인턴

  • 장르 : 코미디
  • 감독 : 낸시 마이어스
  • 출연 :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룬 줄스. TPO에 맞는 패션센스, 업무를 위해 사무실에서도 끊임없는 체력관리, 야근하는 직원 챙겨주고, 고객을 위해 박스 포장까지 직접 하는 열정적인 30세 여성 CEO! 한편, 수십 년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나이만큼 풍부한 인생경험이 무기인 만능 70세의 벤을 인턴으로 채용하게 되는데….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장르 : 드라마
  • 감독 : 나루시마 이즈루
  • 출연 : 후쿠시 소우타, 쿠도 아스카

매일 이어지는 야근으로 지친 다카시는 지하철에서 쓰러진다. 선로에 떨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 그를 구해준 사람은? 동창 야마모토! 다시 만난 둘은 급속도로 친해지고, 우울하기만 했던 다카시에게도 변화가 찾아온다. 싱글벙글한 미소뒤에 비밀을 간직한 야마모토가 궁금했던 다카시는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그가 3년 전에 죽었다는 걸 알게 된다. 넌 대체 누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