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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피로에 젖어 있는 한국사회, 이제 사람들은 적극적인 휴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잘 쉬는 것이 곧 잘 사는 것임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휴식장소가 집밖이 아닌 집안이라는 것. 덩달아 '휴식시장'도 이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과거 집밖에서 이뤄지던 여가활동 대부분을 집안에서 즐길 수 있는 세상이다.

[글 김승희]



집이 왜 좋아?

놀이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의 파생어인 홈 루덴스(Home Ludens)는 밖에서 활동하기보다 주로 집에서 놀고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홈 루덴스족은 주로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20~30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은 멀리 밖으로 나가 거창하고 화려한 여가를 즐기는 대신, 집안에서 소소한 일과를 보내며 오롯이 쉼을 취하고 일상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휴가철에도 인파가 북적이는 곳을 피해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가하면, 생일이나 연말에도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편안한 복장으로 파티를 즐긴다. 집에서 머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최소한의 활동만 하며 방안에서 소극적인 여가를 보내던 과거 '집순이' '집돌이'를 떠올려서는 곤란하다. 이들은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해 집밖에서 보내는 시간 못지않은 풍성하고 훌륭한 여가를 집안에서 영위한다. 취미키트를 주문해 문화센터에서나 배울 수 있는 인테리어 장식품 만들기에 도전하는가 하면, 마트에서 고른 밀키트로 레스토랑의 근사한 테이블을 재현하기도 한다. 더욱 멋진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픈 마음에 집 꾸미기에도 관심이 많은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이들은 집을 좋아할까? 치열한 경쟁과 이에 따른 압박감으로 늘 쫓기듯 살아가는 바쁜 현대인들은 밖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에 그만큼의 에너지를 집에서 충전하길 원한다. 일상에서 멀리 떠나거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건 낭비나 사치처럼 느껴진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꾸민 집은 일과 생활을 구분지어 주는 케렌시아(안식처)인 것이다.

나를 표현하는 공간

집은 그곳에 사는 사람을 닮기 마련이다. 생활공간을 통해 어떤 색감을 좋아하고 분위기를 추구하는지, 요리를 좋아하거나 술을 즐기는지, 관심사가 무엇인지, 식물이나 동물을 좋아하는지 등 다양한 기호와 취향을 읽을 수 있다. 먼 미래의 성취보다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기에 공간을 가꾸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할애하기도 한다. 2년 간 머물 전셋집 인테리어에 공을 들이는 현상도사는 동안은 행복하고 아늑하게 살고 싶어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역이나 정류장 주변 등 교통편의성이 높은 주거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역세권만 고집하지 않는다. 공원이나 숲, 도서관, 카페, 극장, 패스트푸드점 등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고려하는 바가 다르기에 '숲세권', '스세권', '맥세권' 등 주거공간의 지리적 선택지도 다채로워졌다.

극장 보다 편한 '방구석 1열'

집에서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무엇일까?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TV 시청'이 가장 많았고 '인터넷 정보 검색'이 다음을 차지했다. 요즘에는 정규방송뿐 아니라 유튜브나 넷플릭스 콘텐츠까지 TV 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스마트TV가 시청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스마트TV란 TV에 인터넷 접속 기능을 결합, 각종 앱을 설치해 웹 서핑 및 VOD 시청,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게임 등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다기능 TV를 일컫는다. 스마트TV와 더불어 1인 가구 젊은 세대들에게는 빔프로젝터가 필수 아이템. 집에서는 물론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빔프로젝터는 마치 극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고 장소에 구애 없이 고화질 영상을 감상할 수 있어 실속을 따지는 2030 세대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거실 벽을 스크린 삼아 편안한 복장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다.

우리 집이 '별다방'이다!

우리나라 커피 소비량은 1인당 연간 400잔이나 된다고 한다. 이제는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커피. 커피나 디저트를 즐기는 이들의 집이라면 빠지지 않는 아이템이 있다. 바로 커피머신이다. 이제는 복잡한 로스팅 과정을 배우지 않아도 된다. 또 원두를 고르고 보관하는 번거로움도 덜었다. 캡슐만 구입해서 커피머신에 넣고 컵을 가져다대기만 하면 커피숍에서 마시는 커피 맛과 비슷한 커피 한 잔을 얻을 수 있는 캡슐용 커피머신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 홈 베이킹을 즐기는 이들은 카페에서나 볼법한 아기자기한 그릇들도 갖추고 있어 유명 커피숍 부럽지 않은 홈 카페를 거실로 들일 수 있다. 카페 느낌을 한층 더하기 위한 예쁜 테이블매트나 다양한 장식품을 더하면 근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휴식카페 부럽지 않은 느긋한 쉼

안마 의자에 몸을 뉘이고 깨끗한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는 휴식카페가 요즘 대세다. 사람들이 휴식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수면산업 또한 급부상하고 있다. 낮 동안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집에서 오랫동안 편안하게 쉬고 싶은 이들은 안마의자와 리클라이너 소파 등을 집에 갖춰놓기도 한다. 공간이 마땅치 않은 집이라면 숙면 베개나 경추베개 등 기능성 침구로 이를 대체하기도 한다. 인테리어 또한 휴식에 초점을 맞춘 자연 소재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라탄이나 나무, 볏단, 돌 등 자연소재는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그만이다. 한두 가지 아이템을 이들 소재로 활용하면 마치 휴양지에 온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과거에 비해 집안의 전체적인 색감도 베이지나 우드, 화이트가 주를 이루며 한층 따뜻하고 밝아졌다.

자연을 집안으로 들인 플랜테리어

환경 문제가 심각해진 탓인지 공기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지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물론, 다양한 식물을 곳곳에 배치해 싱그러움과 공기정화를 동시에 노린 인테리어도 각광받고 있다. 이른바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를 뜻하는 플랜테리어의 인기가 꾸준하다. 식물 돌보기를 어려워하는 이들도 쉽게 키울 수 있는 다육식물부터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틸란드시아를 활용한 인테리어 등 공간에 맞게 다양한 식물로 집안을 꾸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플랜테리어는 공기정화는 물론 심리적인 안정감도 주어 1석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