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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만든
초록빛 축제
2023년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개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최초의 탄소중립 아시안게임을 만들겠다는 중국의 당찬 포부의 성공적인 결과물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였던 점은 단연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고, 아시안게임은 이러한 기술을 통한 ‘친환경·저탄소’ 사례 및 행동이다.
최초의 탄소중립 아시안게임이 되기 위해 중국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살펴본다.

글. 이태동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자원낭비를 최소화한 녹색 건축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과 같은 세계적인 축제 후에는 항상 건축 폐기물과 관련된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경기장, 선수들의 숙소 등 대회를 위한 건축물의 신생 증축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대회 폐막 후 대량 폐기되는 건축 설치물들이 자원낭비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항저우는 56개 아시안게임 경기장 중 이번 아시안게임을 위해 12개의 경기장만을 새로 건설했다. 새로 지어진 경기장들은 자원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도·농 균형발전 및 지역 사업 발전을 최대로 고려하여 추진했다. 새로 지어진 12개 경기장으로 인해 아시안게임이 치러진 이후 항저우와 주변 지역은 다양한 개발 효과까지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경기장 건립도 친환경적인 방안으로 최적화했다. 이밖에 나머지 44개 경기장은 모두 기존 경기장으로 대체했다. 1)예를 들어 인근 샤오싱 폐광산을 재설계하여 암벽 발레의 국제 경기장으로 탈바꿈시켰으며 청소년 클라이밍 스포츠 기지도 조성했다.

이미지 출처 항저우 아시안게임 공식 홈페이지

탄소발자국 없는 전기 사용법

항저우는 경기가 열리는 데 사용되는 56개의 경기장과 관련 시설을 모두 해상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설비 등을 통해 생산된 녹색 전력으로 가동되는 경기장으로 운영했다. 여기서 ‘녹색 전력’이란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거의 ‘0’에 수렴하는 전력을 이야기하며 앞서 제시한 것처럼 그 대표적인 예시가 재생에너지이다.
보통 서북부 쪽 황토고원의 간쑤, 신장, 칭하이성 지역 등에서 재생에너지들이 생산이 되고 있는데 이렇게 서쪽의 풍부한 전력을 수요가 많은 동쪽으로 보내는 고전압 직류 송전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후베이성, 쓰촨성, 안후이성, 충칭직할시 등의 송전 네트워크를 통해 항저우로 운송되었다. 실례로 고전압 직류 송전 프로젝트를 통해 칭하이성에서 생산된 녹색 전기가 항저우로 보내져 아시안게임 올림픽 센터의 체육관 및 수영장에 위치한 에너지 절약 램프를 220시간 동안 가동할 수 있었다.
또한, e스포츠 경기장은 태양광 에너지로 전력을 조달하기 위해 지붕에 설치된 유리 패널을 사용하여 전기를 생산하였고, 수중 스포츠가 진행되었던 경기장에서는 지붕에 210개의 튜브를 통해 야외 자연광을 경기장에 전달하는 지능형 조명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연간 10만kWh의 전기를 절약하는 효과도 얻었다.
물 자원 측면에서도 수상 스포츠 경기에서는 경기에 사용되는 물을 빗물 재활용 시스템을 이용하여 공급함으로써 재사용 비율을 증가시켰고, 신에너지 차량 충전 시설을 44개의 경기장에 설치함으로써 녹색 교통체계도 확충했다. 특히 이 신에너지 차량 충전 시설은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항저우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신에너지 차량을 운용하게 하여 탄소 감축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친환경적으로 만들어낸 역대급 규모 개막식

항저우 아시안게임 중 친환경적인 방안을 모색한 노력이 가장 잘 보였던 행사는 개막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개막식은 친환경적인 면모뿐만 아니라 중국의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며 전 세계에 놀라움을 선사했다. 그 안에서도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친환경적인 접근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먼저 개막식에서 친환경과는 별개로 주목을 받았던 요소는 ‘디지털 성화봉송 주자’다. 이는 플랫폼을 통해 참여한 전 세계의 시민들을 상징했다. 역사상 가장 작은 규모로 이루어졌지만 가장 많은 인원이 성화봉송에 참여하여 기네스북에 등재되기까지 했다. 또한 성화봉송탑의 연료로 친환경 ‘무탄소 메탄올’이라는 폐탄소를 재생한 연료를 사용하여 배출가스를 감축시키는 시도를 하는 등 친환경적인 노력을 반영했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대규모 불꽃놀이를 3차원 애니메이션과 가상 현실 기술을 통한 디지털 불꽃놀이로 대체한 것 역시 환경을 생각한 행동이다. 2)불꽃놀이는 상공에서 화학물질을 태우며 산화질소, 이산화질소, 유독성 화학물질을 배출하며, 발암물질이 들어있는 연기를 흡입하면 건강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실감이 넘쳐나는 3D 기술과 가상 현실 기술은 AR 기술을 활용하여 매우 생생한 불꽃놀이를 선보임으로써 중국의 기술 수준도 엿볼 수 있었다.

모두 함께 만드는 탄소중립

항저우는 알리바바의 본부가 위치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이점을 살려 알리바바 클라우드에서는 ‘저탄소 전용 앱’을 출시하여 일상생활 속에서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참가자 및 구성원들이 저탄소 실천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으며, ‘에너지 엑스퍼트(能耗寶, 넝하오바오)’를 개발하여 자사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저탄소 관리 솔루션을 다양한 방면으로 제공했다.
먼저, 3)‘저탄소 전용 앱’을 살펴보면, 아시안게임의 구성원들이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활동을 기록하여 탄소 포인트로 보상을 얻게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선수촌 내 계단, 식당, 상점, 분리수거장 등 곳곳에 QR코드가 부착되어 있는데,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에코백을 사용하거나, 빈 병을 재활용하거나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하는 등의 친환경 활동을 하고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친환경 포인트가 저탄소 전용 앱에 적립되어 그 포인트로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4)9월 중순 선수촌 개장 후 저탄소 전용 앱 가입자가 10월 초 기준 30만 명을 넘으며 모두 7톤 이상의 탄소 저감을 기록했다고 알리바바 측에서 설명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친환경적인 접근과 행동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디지털 기술과 친환경이 서로 상호보완적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행보는 추후 국제적인 행사들이 탄소중립을 지향할 수 있도록 처음을 시작했다는 점에도 의의가 있다. 따라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중국에게는 자국의 위상에 도움을, 전 세계적으로는 탄소중립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갈 기회를 마련한 국제적인 행사로의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 최헌규, ‘녹색 스포츠 대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뉴스핌, 2023. 9. 24. 기사 보러가기
  • 목서윤, ‘환경오염에도 ‘예쁘니까’ 불꽃놀이 언제까지?’, 전주 MBC, 2023. 10. 15. 기사 보러가기
  • 한정호, ‘알리바바 클라우드,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지속가능성·포용성 증신 서비스 운영’, IT DAILY, 2023. 10. 5. 기사 보러가기
  • 배인선, ‘알리바바의 고향… 스마트·저탄소 항저우 아시안게임 가보니’ 아주경제, 2023. 10. 3. 기사 보러가기

[참고자료]

  • 강민주, ‘중국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활용 전략’, 한국경제, 2023. 10. 16. 기사 보러가기
  • 김동찬, ‘3D 스크린·디지털 불꽃놀이 등 중국 기술력 과시한 개회식’, 연합뉴스, 2023. 9. 23. 기사 보러가기
  • 김동찬, ‘성화 봉송 및 환경 캠페인 최다 참여 기네스북 등재’, 연합뉴스, 2023. 10. 5. 기사 보러가기
  • 김지한, ‘태양광 경기장·디지털 불꽃놀이… 항저우의 승부수’, 매일경제, 2023. 9. 21. 기사 보러가기
  • 박정현, ‘개막식 불꽃놀이를 포기해? ‘중국=환경오염 유발자’ 오명 벗나, 그린으로 포장한 항저우‘, SPOTV news, 2023. 9. 21. 기사 보러가기
  • 신종호, ‘항저우 AG과 중국의 속내’, 경기일보, 2023. 9. 27. 기사 보러가기
  • 유승관, ‘‘탄소중립’ 목표로 내세운 항저우 아시안게임’, news 1 포토, 2023. 9. 19. 기사 보러가기
  • 유은주, ‘알리바바 클라우드, 아시안게임용 ‘웹 애플리케이션’ 출시’, 이뉴스투데이, 2023. 10. 5. 기사 보러가기
  • 임진수, ‘‘항저우아시안게임=친환경’ 홍보 열 올리는 中’, 노컷뉴스, 2023. 9. 22. 기사 보러가기
  • Cui Fandi 외, ‘From digital torchbearer to electronic fireworks: Hangzhou Asian Games kicks off with innovative, spectacular opening ceremony’, Global Times, 2023. 9. 23. 기사 보러가기
  • ‘Hangzhou Asian Games full of green technology, shows China's commitment to low-carbon development’ Global Times, 2023. 9. 21. 기사 보러가기
  • ‘GT Voice: Hangzhou Asian Games shows green development commitment’ Global Times, 2023. 9. 24. 기사 보러가기
  • Lin Shujuan, ‘Hangzhou’s carbon-neutral push to deliver benefits well beyond the Games‘, The 19th Asian Games, 2023. 9. 27.
  • Lu Wenao, ‘Hangzhou goes sustainable and low-cost’, 2023. 9. 21. 기사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