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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Cafe 2


온라인 쇼핑 거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책 또한 시대의 흐름을 피해갈 수 없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점점늘어나고 있지만, 그 와중에서 서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묘한 일이다. 대형서점은 줄어들고, 소규모 서점이 늘어나는 현상의 중심에는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 서점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서점의 진화를 따라가 본다.

[글 김새미나/자료출처: [다녀왔습니다_뉴욕 독립서점]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서울] [트렌드코리아 2019]]



서점이 진화했다

뉴욕과 서울, 도쿄와 같은 대도시는 서로 닮아있다. 치솟는 임대료와 특색 있는 공간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바쁜 사람들을 위한 전문가의 처방이 필요하다는 점까지 닮았다. 도시 중심을 늘 차지하고 있던 대형서점들은 사람들의 취향에 맞게 사라지거나 변화하는 중이다. 미국 출판의 중심지 뉴욕. 뉴요커들이 책을 사는 곳은 어디일까? 뉴욕에도 대형서점 체인인 '보더스'와 '반스 앤 노블'이 장악하던 때가 있었다. 보더스는 폐점했고, 반스 앤 노블의 주가는 10년 전 대비 80% 이상 떨어졌다고 한다. 작지만 탄탄한 뉴욕의 서점들은 사람들의 생활 속 깊이 자리 잡았다. 독립서점들은 각자의 취향과 철학에 맞게 공간을 꾸미고, 각자의 방식으로 책을 진열한다. 직원들의 추천도서와 추천 이유를 붙여 놓기도 한다. 개성 있는 큐레이션에 더해 재미있는 이벤트가 활기를 더한다. 이제 뉴욕의 독립서점들은 명물이 됐다. [다녀왔습니다_뉴욕 독립서점]의 저자 안유정에 따르면 특색 있는 경험(EXPERIENCE), 지역 커뮤니티 중심으로서의 공간(SPACE), 그리고 뚜렷한 컨셉의 도서 큐레이션(CURATION)을 제공한다는 것. 비록 대형서점에 비해 책의 종류나 가짓수는 적지만 서점을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공간으로 구성한 것이다. 고객은 물론 지역주민을 위해 기꺼이 공간을 내어주는 곳, 소소한 모임을 만들거나, 게임을 하기도 하고, 강좌를 개최하기도 한다. 일본의 작은 대여점으로 시작한 '츠타야 서점' 역시 색다른 서점으로 진화했다. 서점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다채롭다. 츠타야 서점 중에서도 도쿄와 오사카 등의 도심에 오픈한 '츠타야 북 아파트먼트'는 독서는 물론,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수 있고, 샤워 후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마사지를 받거나 쉴 수 있고, 심지어 1인용 부스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

서울의 이색 서점들

우리나라는 2009년 온라인 도서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출판시장의 지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한때 대형서점이 출판계를 장악하면서 동네서점들이 줄줄이 폐업했다. 그렇게 자리 잡은 대형서점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사람들은 대형서점에 들어서면 마치 대형 쇼핑몰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우리나라에도 이색 독립서점이 많이 생겼다. 사람들에게 많은 책과 진열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을 읽고 싶고, 사고 싶게 만드는 공간이다. 국내대표 독립서점인 '땡스북스(THANKS BOOKS)'는 국내 최초로 서점에서 커피를 팔았다. 책과 함께 가구, 잡화, 가구까지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 홍대 인근에 위치한 만큼 각종 사진집과 일러스트북, 비정기 간행물 등 디자인 서적이나 아트북도 많다. 맥주를 마시는 서점도 있다. 바로 '북 바이 북(BOOK BY BOOK)'. 맥주와 커피, 도넛 등을 판매하고 작가와의 번개, 독서 콘서트 등 거의 매일 이벤트가 열린다. 5천여 명이 가입한 회원제는 책을 구매하면 포인트를 통해 커피를 무료로 마실 수 있다. 고양이책 전문점 '고양이책방 슈뢰딩거'는 서점이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플랫폼 역할을 한다. 고양이 키우는 방법에 관련된 책, 소설이나 그림책과 사진집까지. 오픈 전인 오전에는 지역주민들에게 공간을 대여해주고, 오후에는 서점을 연다. 그밖에도 전시를 열거나 이벤트를 열어 고양이에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서점과 책방의 중간쯤에 있는 이색 공간도 있다. 바로 '책바(Chaeg Bar)', '퇴근길 책 한잔'과 같은 곳이다. 술을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인 만큼 저녁에 문을 열어 새벽에 문을 닫는다. 혼자 책을 읽으며 가볍게 한잔하거나, 소모임이나 강좌가 진행되기도 한다.

(서울)아크앤북

버려진 공간을 책으로 채우다

입구에 있는 책 터널을 마주하면 압도감마저 든다. 아치형 천장을 가득채운 책은 총 8,000여 권. 책등이 보이도록 빼곡히 배치된 책의 터널이 알록달록 이어져 있다. 특별한 입구를 통과하고 나면 서점 안 널찍한 서가와 편안한 좌석의 배치가 눈에 들어온다. 아크앤북의 도서 분류 방식도 기존 대형서점의 그것과 다르다. 일상, 주말, 영감, 스타일 등의 주제로 공간을 나누고, 각각의 공간에는 그에 따른 스토리텔링이 흐른다. 각주제에 따라 신간과 구간이 섞여 배치된 것도 흥미롭다. 아크앤북의 매력은 또 있다. 서점 안에 유명 레스토랑과 카페, 플리마켓이 입점해있고, 책을 사지 않아도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볼 수 있다. 을지로의 많은 직장인이 찾는 만큼 '퇴사' 코너 도서가 가장 인기 있다고.

  •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 29 B1F
  • 휴무 연중무휴
  • 문의 070-8822-4728

(경주)어서어서

책 처방해주는 서점

문학 전문 서점. 경주 핫플레이스 황리단길에 있는 조그마한 서점이다. 카페나 식당이 아닌데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서점 곳곳을 채우고 있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빈티지가구와 소품, 큐레이션된 책들이 감성을 자극한다. 오래된 한옥의 문살, 주판, 카세트, 풍금 같은 소품과 책의 조화는 이 서점이 경주에 있어야만 하는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매달 추천도서와 영화를 선정해 전시하고, 문학 전문 서점이기에 취급 도서의 대다수는 시집과 에세이, 양장본 동화책 등이다. 구매한 책은 '읽는 약'이라는 봉투에 담아준다. 주말이나 붐비는 시간을 피해서 방문한다면 더욱 천천히 즐길 수 있다.

  • 주소 경주시 포석로 1083
  • 휴무 매달 마지막 월, 화, 수
  • 문의 010-6625-3958

(광주)손탁앤아이허

타인의 취향, 탐나는 서재

예술의 도시 광주에서 요즘 가장 뜨거운 장소는 동명동 카페거리다. 고즈넉한 골목 한편에 독립서점인 '손탁앤아이허'가 있다. 나선형 계단으로 이어진 공간은 마치 고급스러운 취향을 가진 서재에 초대받은 느낌을 준다. 전철홍 대표가 깊은 영감을 받은 미국의 소설가 수잔 손탁과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만프레드 아이허의 이름을 땄다. 오랫동안 계획한 독립서점인 만큼 공간의 흐름은 논리정연하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책을 읽어도 좋은 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전철홍 대표의 바람대로 구석구석 1인용 좌석이 눈에 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도 제각각이다. 학생, 연인, 나이 지긋한 어른들까지. 조곤조곤 독서토론을 하거나 홀로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찾는 곳, 밤 11시까지 운영한다.

  • 주소 광주시 동구 제봉로138번길 8
  • 휴무 일요일
  • 문의 062-227-056

(부산)기장 이터널저니

시공간을 초월한 책 여행

아난티에서 오픈한 복합문화공간. 부산 기장의 대규모 휴양 단지 내에있다. 규모와 구성면에서 이색서점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500평이라는 넓은 공간으로 확보한 넉넉한 서가는 서점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베스트셀러나 자기계발서와 같은 도서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인물, 바다, 환경, 연애, 컬러 등 크고 작은 주제별 책 큐레이션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함께 배치했다. 또한 이터널 저니에서는 매달 밤새 책을 읽을 수 있는 '심야책방', 작가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북토크', 책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책모임' 같은 프로그램, 키즈 클래스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린다. 부산 기장에 이어 남해에도 두 번째 이터널저니가 문을 열었다.

  • 주소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268-31
  • 휴무 연중무휴
  • 문의 051-604-7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