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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愛온도

65세에 늦깎이 모델이 된 그에게 가장 뜨거운 관심을 보인 건 젊은 세대였다. 자연스럽게 주름진 표정은 훈장처럼 반짝였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스타일은 '힙(hip)하다'는 그들의 말로도 모두 담아내지 못할 만큼 개성적이었다. '다포 세대'라는 말이 희망을 꺾고 '수저론'이 절망을 부추기는 시대에 김칠두 씨의 등장은 그 자체로 '꿈꾸면 이뤄진다'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글 김승희 사진 김재이]



모델 김칠두 님은

1955년 생으로, 2018년 F/W 헤라서울패션위크 키미제이 모델로 데뷔했다. 젊은 시절 모델 겸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으며, 27년 간 식당을 운영하다 폐업 이후 모델로 전향했다. 현재 티에스피모델 소속으로 181cm의 큰 키에 장발과 수염이 인 상적이다. 시니어 모델 열풍을 이끈 주역이지만, 엄밀히 시니어 모델이 아니라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의 모델로 활약하는 정규 모델이다.

  • Q
  • 65세의 나이에 모델의 꿈을 이루셨는데,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 A
  • 젊은 시절 한 번 꿈꿨던 길이었는데 느지막이 다시 도전해서 모델이 됐으니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분 좋죠. 하지만 꿈이라는 것 자체만 놓고 보면 아직 이뤄야 할 게 많습니다. 앞으로가 더 중 요할 것 같아요.
  • Q
  • 따님의 추천으로 모델에 도전하셨다고요.
  • A
  • 사업을 정리하고 막상 일자리를 알아보니 오라는 데가 별로 없더라고요. 평소에 딸아이와 자 주 이야기하는 편이라 서로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이야기하던 중 슬쩍 고민을 털어놨죠. 그때 "아빠가 잘 할 수 있는 걸 해보라"는 딸의 말에 모델 일이 떠올랐어요. 저도 요즘 말로 '흙수저' 로 태어났기에 먹고 사느라 급급해서 잊고 지냈던 꿈이었는데, 딸아이의 말에 용기가 나더군요. 그 뒤로 딸이 모델 아카데미에 등록해줘서 시작하게 됐어요.
  • Q
  • 한창 바쁘실 것 같아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 A
  • 지난 8~9월쯤에는 평일에 닷새도 못 쉴 만큼 아침부터 저녁까지 스케줄이 꽉 찼었어요. 겨울 시즌은 비수기인지 시간 여유도 조금 생겨서 많이 한가할 땐 낚시도 다니고, 또 식구들과 즐거 운 시간을 보내며 지냅니다. 몸매관리는 별달리 하는 게 없어요. 평소 시간이 날 때는 집에서 틈틈이 워킹, 포즈, 표정 연습을 하고 있어요.
  • Q
  • 패션화보 같은 촬영 결과물을 보셨을 때 어떤 느낌이 드세요?
  • A
  • 만족스러울 때가 많죠. 요즘 젊은 작가분들의 촬영 실력이 훌륭해서 제 캐릭터를 잘 살려서 찍 어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 Q
  • '모델 김칠두' 하면 장발과 수염이 떠오르는데,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이세요?
  • A
  • 제 키나 얼굴에 잘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이라고 생각해서 30년 가까이 지금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살았어요. 1970년대 초반만 해도 두발 제한이 엄격했던 시절이어서 단속반 몇 번 잡혀가기도 했었지요.(웃음) 수염은 장사하면서부터 길렀는데 일부러 기른 건 아니고, 너무 바쁘다 보니 면도할 시간이 없어서 자라는 대로 그냥 두었는데 어느새 제 트레이드마크가 돼 있더라고요.
  • Q
  • 젊은 모델들과 함께하는 무대나 촬영이 많으신데, 같이 일하며 느끼는 점이 있으시다면?
  • A
  • 즐겁죠. 젊은 친구들과 함께하면 그들로부터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 힘이 나요. 모델 경력만 놓고 보면 저보다 선배일 수 있는데, 나이 때문에 다들 저를 어려워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먼저 다가가 말도 걸고 어깨 부딪치며 등도 두드려주는 등 스킨십도 자주 합니다. 한현민 군과는 촬영을 여러 번 해서인지 45년이라는 나이 차가 무색할 만큼 만나면 늘 반갑고 서로의 활동을 응원하고 있어요.
  • Q
  • 런웨이 무대 설 때는 기분이 어떠세요?
  • A
  • 떨리거나 긴장하지 않느냐고들 묻는데, 저는 무대에 서는 것에 굉장한 즐거움을 느껴요. 무대 음악 자체도 너무 좋고요. 무대에 오를 땐 에너지를 모두 쏟고 내려온다는 마음가짐으로 섭니다. 심장이 요동치는 것 같다고 할까요? 그래서 런웨이(패션쇼 등 모델이 옷을 선보이기 위해 걸어가는 길)가 짧은 걸 싫어해요(웃음)

  • Q
  • 나이에 상관없이 '모델 김칠두'에 열광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 A
  • '열광'이라고 하기에는 제가 아직 이룬 게 별로 없고요. 은퇴할 나이에 모델 데뷔를 해서인지 화제가 돼서 많이들 알아봐 주시는 것 같습니다. 젊은 세대에서 많이 좋아해 주는데,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헤어스타일과 수염이 개성적으로 느껴지는 게 아닌가 싶고요. 얼굴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도 멋있게 봐주시는 것 같아 고맙죠. 또 젊은 친구들 옷을 입어도 어울린다고 친근감을 느끼는 듯해요.
  • Q
  • 모델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부담감은 없으셨나요?
  • A
  • 부담감을 느꼈다면 도전할 수 없었을 거예요. 저에게는 모델 일이 꿈을 이룬다는 개념보다는 경제적인 이유나 부양의 의무, 책임감 같은 거였어요. 절실함이 자신감으로 바뀌어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됐지요. 누구나 꿈, 희망, 도전정신을 품고 있을 거예요. 제가 개성을 발견했듯이 모든 이들이 자신의 개성을 발현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매진하면 도전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Q
  •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 A
  • 2019년에 좋은 일도 많았던 만큼 2020년도 좋은 일 많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요. 또 파리, 런던, 밀라노, 뉴욕에서 열리는 패션 위크를 세계 4대 패션 위크로 꼽는데, 이들 무대에 서는 게 모델로서의 제 최종 목표입니다. 그리고 인간 김칠두의 꿈이라면 가정에 충실하면서, 건강하게 늙는 게 소박한 꿈이죠. 이 나이 되면 건강이 가장 큰 자산이거든요. [KOGAS] 독자 여러분도 2020년에는 하고자 하는 것 모두 이루시고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모델 김칠두 님의 추천작

곡 [Let It Be]

  • 작사/작곡 : 폴 매카트니
  • 노래 : 비틀스

김칠두 님이 젊은 시절 힘든 순간마다 찾아 듣던 노래로, 가사는 '이별의 순간이나 힘든 시기를 겪더라도 서둘지 말고 순리에 맡기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62년부터 70년까지 비틀스는 총 64곡의 싱글 히트를 냈는데, 이 곡은 그들의 마지막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곡 [My Way]

  • 작사 : 풀 앙카
  • 노래 : 프랭크 시나트라

20세기 미국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인 프랭크 시나트라의 명곡으로, 원곡은 샹송 [Comme D'Habitude]다. 한 남자가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는 내용의 노래로, 국내외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삽입곡으로 사용되었다.

영화 [태양은 가득히]

  • 감독 : 르네 클레망
  • 출연 : 알랭 들롱, 마리 라포레

1960년 작품으로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The Talented Mr. Reply〉를 원작으로 한 범죄 드라마다. 당시 무명이나 다름없던 알랭 들롱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준 작품. 젊은 시절의 김칠두 님은 영화 속 알랭 들롱을 보며 모델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