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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GAS FAMILY

길 따라 늘어선 가로수가 앙상하게 속살을 드러내고 물기 없이 바싹 마른 나뭇잎이 바닥에 떨어져 이리저리 흩날린다. 가을걷이를 끝낸 논밭은 황량한 분위기지만, 북한강을 따라 쭉 뻗은 아름다운 라이딩 길이 활기를 돋우고, 강 따라 줄지어 피어난 갈대가 제법 운치를 더한다. 가스연구원 기술기반연구소 측정기술 연구팀 박근우 사원이 겨울을 만끽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남양주로 겨울 나들이에 나섰다.



아들 같은 사위, 처가 사랑 듬뿍

며칠 내 이어지던 한파가 마침내 물러가고 오랜만에 겨울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쬔다. 햇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이는 북한강을 따라 쭉 올라가다 보면 양평으로 들어서기 직전, 남양주 조안면 삼봉리에 위치한 '허브농장'에 다다른다. 박근우 사원이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장소로 택한 곳이다. 아직 겨울 한복판에 있는 계절 탓일까. 향긋하고 알싸한 허브 향을 기대했건만 추운 날씨를 피해 아직 움트지 않은 허브를 볼 수 없어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하니 뭔들 즐겁지 않으랴. 온 세상을 울긋불긋 물들이며 가슴 설레게 만들던 단풍이 어느새 모두 떨어져 주위 풍광이 온통 황량하지만, 가족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끊이지 않는다. "저희가 결혼한 지 1년밖에 안 됐어요. 평소 장인 장모님, 처남과 자주 만나긴 하지만, 색다른 경험을 통해 함께 추억을 만들고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체험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든든하고 다정한 사위의 말을 듣는 장인장모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안산에 거주하는 박근우 사원이 거리가 좀 있는 남양주로 나들이 장소를 정한 것도 모두 장인장모님이 거주하시는 구리에서 가까운 곳이기 때문이라니, 마음 씀씀이가 더없이 기특하고 예쁘다. 함께 나들이를 나온, 처가에서 키우는 강아지 보리가 그를 잘 따르는 것을 보니, 평소 가깝게 지낸다는 말이 헛말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사위가 너무 착해요. 아들같이 살갑게 대해줘서 정말 고맙고 좋아요. 우리 아들이 아들 자리 빼앗기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라니까요."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 했던가. 장모님의 무한한 사랑에 박근우 사 원이 몸 둘 바를 모른다.

특별한 체험으로 추억은 방울방울

가족들이 허브 농장으로 나들이를 나온 것은 특별한 체험을 하기 위해서다. 바로 농장에서 직접 키운 허브를 이용한 '허브 솔트'와 유기농 식자재를 이용한 '쌀엿강정' 만들기 체험! 겨울 나들이를 제안한 박근우 사원이 가족들이 밖에서 추위에 고생할까 봐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재밌는 체험을 생각한 것이다. 가족들을 생각하는 센스 있는 남편의 선택에 아내가 고마움을 표현했다. "평소에도 정말 센스 있고 고마운 남편이에요. 저희가 맞벌이를 하는데 제가 너무 바빠서 살림을 잘 못 해요. 특히 요즘에는 본업인 교사 말고도 책을 쓰느라 시간이 없어서 집안일에 신경을 많이 못 썼는데요, 남편이 오히려 저를 잘 챙겨줘서 정말 고마워요." 서로를 생각하는 훈훈한 마음이 오가는 가운데, 쌀엿강정 만들기가 시작됐다. 콩기름과 쌀조청, 설탕을 적당량 녹여 만든 엿에 쌀 뻥튀기를 부어 뭉친 후, 모양틀에 넣어 꾹꾹 눌러주면 완성되는 간단한 과정이다. 장모님이 불 앞에서 조청을 만들어 쌀뻥튀기를 섞으면,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나머지 가족들이 각각 틀에 넣어 쌀엿강정을 완성한다. 서로 마음이 잘 맞는 가족들답게 손발이 척척 맞아 재빠르게 쌀엿강정 만들기가 끝이 났다. "장모님 음식만큼 맛있네요. 장모님이 정말 요리를 잘하시거든요. 주말에 가면 맛있는 것도 많이 만들어 주시고 반찬도 많이 싸주세요. 항상 감사하죠." 박근우 사원이 완성된 쌀엿강정을 시식하며 "역시 장모님 손맛이 최고!"라고 애교 섞인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진 '허브솔트' 만들기 체험은 더 간단하다. 타임, 파슬리, 민트 등 몇 종류의 말린 허브잎을 가지에서 분리해 준비된 핑크소금과 섞어 잘게 부순 뒤 그라인더 통에 넣으면 끝! 계란이나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솔솔 뿌리면 정말 맛있는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단다. 부부가 나란히 앉아 허브를 손질하고 소금과 섞어주는 작업을 하자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장인어른이 휴대전화를 꺼낸다. 부부가 예쁘게 사는 모습이 부모로서 더없이 고맙고 흐뭇한 듯하다. "사위 덕분에 이런 체험도 해 보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줘서 사위에게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천천히 나란히, 함께 걷는 기쁨

체험을 마치고 이대로 나들이를 끝내기가 아쉬워 가족들이 근처 '물의 정원'으로 모두 함께 산책을 나갔다.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봄이나 알록달록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이 아니면 어떠랴. 겨울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풍경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푸릇한 잔디는 없지만, 강가를 따라 핀 갈대가 운치를 더한다. 느림의 미학, 슬로시티를 상징하는 달팽이 조형물이 가족들을 반기고, 모두 함께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본다. 부부가 손을 맞잡고 가족들이 함께 발 맞춰 산책로를 걷자, 보리가 에스코트 하듯 앞에서 신나게 뛰논다. 날이 조금 풀렸다지만 아직 겨울바람이 차가워 서로의 옷깃을 여며주고, 남편은 아내의 목에 세심하게 목도리를 둘러준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한 주말 오후다. "보리도 즐겁고 저희 가족도 모두 좋은 시간이었어요. 저는 아직 미혼이지만 누나 부부를 보면 정말 행복해 보여요. 매형하고 많이 친해져서 형이 한 명 생긴 것처럼 든든해요. 오늘 정말 특별한 추억이 된 것 같아요." 종일 묵묵히 가족들과 함께한 처남의 소감에 오늘 나들이를 계획한 박근우 사원도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부부와, 그런 부부의 든든한 지원군 장인장모, 그리고 새롭게 생긴 '남동생' 처남까지, 화목한 가족의 모습이 그저 부럽기만 하다. 겨울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었던 오늘의 나들이가 가족들의 마음속에 따뜻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