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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야생이 숨 쉬는  산호바다와 숲 오스트레일리아 케언스

오스트레일리아 케언스의 바다와 숲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은밀한 공간이다. 바다로 나서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로 불리는 산호초 군락이 나타나고, 깊은 숲에 들어서면 100만 년 세월을 품은 열대 숲 지대가 펼쳐진다. 케언스는 1년에 300일 이상 햇볕이 내리쬐는 퀸즐랜드주 동북부의 땅이다. 케언스의 휴식은 자연 깊숙이 다가서며 무르익는다. 열대어사이에서 유영을 즐기고, 산호바다 위를 날고, 열대우림의 야생을 가로지르는 진귀한 체험이 해변 도시에서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글·사진 서영진(여행칼럼니스트)]



해양생물의 아지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케언스의 보물로 섬겨지는 곳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다. 세계 최대의 산호초 군락으로 뉴기니 남부에서 퀸즐랜드의 레이디 엘리엇까지 2,000여km 뻗어 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위성에서도 육안으로 보이는 지구 유일한 자연물이기도 하다. 그린, 피츠로이, 덩크 아일랜드 등 10여 개의 섬으로 떠나는 투어는 온종일 분주하다. 케언스 리프 프리트 터미널에서 쾌속선에 오르는 탑승객들은 두세 시간 내달려 산호초와의 조우를 꿈꾼다. 그레이트 베리어리프 지역에만 400여 종의 산호와 5,000종에 이르는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멀리 더 깊숙이 나설수록 바닷속의 은밀한 군무가 펼쳐진다. 세계유산인 산호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열대어와 마주하는 순간은 독특한 쾌감으로 전이 된다. 바다 속을 걷는 '시 워커' 외에도 산소 헬멧이 달린 오토바이인 '스쿠바두'를 타는 체험까지 등장했다. 산호의 훼손을 막기 위해 다이빙 포인트는 시즌에 따라 달라지며 아이들 몸통만 한 거대 물고기와 조우할 수 있다. 헬기를 타고 창공에서 내려다본 산호바다는 배 위, 바닷속에서 봤던 광경과는 다른 세계 다. 수평선까지 펼쳐진 산호바다는 푸른 혹성이 되고 산호초 군락은 분화구처럼 옥빛 수를 놓는다. 기억에 남을 '나만의 산호 그림'이 바다 화폭에 새겨진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쿠란다의 숲

케언스의 숲은 바다 반대쪽에서 감동을 전한다. 숲에 기댄 마을인 쿠란다는 열대 습윤의 다채로운 식생으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돼 있다. 7.5km 길이의 스카이레일을 타고 열대 숲 위를 가로지르거나 100년을 넘어선 열차를 타고 쿠란다를 음미할 수 있다. 케언스~쿠란다 간 열차는 밀림의 목재를 실어 나르는 용도에서 열대우림을 구경하는 관광열차로 바뀌었다. 열차를 타고 다리를 지나면 폭포가 열리고 터널을 벗어나면 숲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베트남전쟁 때 이용됐던 수륙양용차 역시 쿠란다 일대의 우림지대를 탐험하는데 요긴하게 이용된다. 쿠란다 인근에는 이곳 원주민의 삶을 엿보고 캥거루, 코알라를 구경할 수 있는 공간들이 공존한다. 케언스 일대의 원주민인 자푸카이족이 재현하는 군무는 그들과 함께했던 숲과 동물들의 표정이 서려 있어 신비롭다. 자푸카이족들에게는 바다의 토템과 육지의 토템을 믿는 부족들이 서로 엇갈려 혼인하는 풍습이 전해진다. 전통악기인 디제리두의 선율이나 캥거루 춤에는 원주민의 신비로운 사연이 담겨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쿠란다의 숲

벌룬 타고 마주하는 평원과 일출

케언스의 체험은 벌룬을 타고 하늘까지 치솟는다. 케언스 서쪽 평야인 마리바 지역에서는 벌룬에 올라 평원과 일출을 감상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별이 채 지기 전에 풍선에 더운 공기가 채워지면 기다리던 가슴은 부푼 풍선만큼이 나 먹먹해진다. 벌룬이 솟을 때마다 퀸즐랜드의 대평원이 구름 너머로 언뜻언뜻 열린다. 발아래로는 캥거루 사촌 격인 왈라비가 뛰노는 모습도 아득하게 내려다보인다. 케언스에서의 벌루닝은 멀리 열대우림 지역까지 드넓게 펼쳐지는 광경을 선사한다. 체험 마니아들은 이곳에서 스카이다이빙에 몸을 맡기기도 한다. 도시 케언스의 저녁 풍경은 은은하면서도 활기차다. 밤이 무르익으면 카지노와 야시장이 몰려 있는 다운타운 일대는 한낮 체험의 뒤풀이 장소로 변신한다. 노천 레스토랑에서는 촛불 아래 신선한 해산물이 식탁 위에 오르며, 생선튀김(피쉬앤칩스)에 맥주 한 잔만 곁들여도 도시의 정취가 달아오른다.

벌룬 타고 마주하는 평원과 일출

벌룬 타고 마주하는 평원과 일출

산책을 부추기는 포구 포트더글라스

케언스에서 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 고즈넉한 포구마을 포트더글라스와 연결된다. 골드러시 때 금맥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마을은 명사들이 휴가차 방문하는 휴양도시로 변모했다. 포트더글라스는 황금처럼 단아하고 눈부시다. 플래그스태프 언덕에 오르면 부호들의 별장이 담긴 해변 전경과 포 마일 비치가 내려다보인다. 산호바다와 맞닿은 모래사장은 비키니 차림에 반려견과 함께, 혹은 멋진 슈트에 백을 메고 홀로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로 채워진다. 야자수가 솟은 이국적인 해변 풍경은 이름처럼 4마일 가량 뻗어 있다. 번화가인 매크로슨 거리, 선데이마켓이 열리는 안작공원 등도 포트더글라스에서의 차분한 휴식을 돕는다. 케언스 일대의 체험은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서며 절정으로 치닫는다. 요트에 몸을 눕히면 푸른 파도에 짙푸른 하늘이 비끼고, 쏟아지는 햇살이 바람보다 강렬하다. 남태평양의 수천 종 바다생물이 서식하는 해저 세계의 신기루는 돛처럼 가슴을 가파르게 채운다.

산책을 부추기는 포구 포트더글라스
산책을 부추기는 포구 포트더글라스

지구를 생각하는 오스트레일리아 여행

  • 해양 환경을 위한 관심 필요

    해양 환경을 위한 관심 필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대산호초는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레이트 배리어리프 해양공원이 5년마다 내놓는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대산호초의 보존 상태는 사상 처음 '매우 나쁨' 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과 오염물질 유입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산호초 유람에 나선다면 지구의 소중한 자산을 훼손하지 않는 마음가짐과 주의가 요구된다.
  • 거리두기로 멸종위기 동물 지키기

    거리두기로 멸종위기 동물 지키기

    호주에서 사랑받는 대표적인 동물 가운데 하나가 왈라비다. 왈라비는 50여 종의 캥거루 중 가장 작은 캥거루 종으로 한때 멸종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퀸즐랜드주에는 왈라비가 보호받는 국립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왈라비 외에도 퀸즐랜드주에 주로 서식하는 코알라의 개체수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여행 중 이들 동물과 만난다면 함부로 만지지 않는 등 보호의 자세가 필요하다
  • 민간의 관심이 전 세계로 확산

    민간의 관심이 전 세계로 확산

    지구촌 전등 끄기 캠페인인 '어스 아워(Earth Hour)'는 호주에서 시작됐다. 기후변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자연보호를 위해 2007년 호주 시드니 지역의 민간단위에서 첫 출발했으며 전 세계 188개국이 동참하고 있다. 호주 입출국 때는 환경 문제를 유발하는 식품, 농산물 등도 강력한 제재의 대상이다. 환경을 중시하는 현지의 시스템에 동참하는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