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GETHER

핀란드 헬싱키
랜선여행

writer편집실

한국가스공사 직원들이 북유럽의 핀란드 헬싱키(Helsinki)로 랜선여행을 떠났다.
2011년부터 핀란드에 거주 중인 최현석 가이드를 따라 마켓 광장, 원로원 광장,
아카데미아 서점, 침묵의 예배당, 오디(Oodi) 도서관 등 헬싱키 곳곳을 여행했다.
KOGAS 직원들의 이번 랜선여행지는 핀란드 헬싱키였다. 유학 왔다 핀란드에 정착한 최현석 가이드가 유튜브 실시간 영상에 등장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스웨덴 사이에 있는 국가입니다. 인구는 554만여 명이며, 특히 수도 헬싱키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헬싱키 남항
헬싱키 항구
그가 서 있는 곳은 1800년대에 조성된 구시가지의 마켓 광장(Kauppatori)이었다. 마켓 광장에서는 발트해가 보인다. 무역항이자 여객항이었던 헬싱키 남항은 현재 여객항 기능만 담당하는데, 영상 오른편에 크루즈 한 척이 보였다. 이 풍경은 영화 ‘카모메 식당’에 등장한다. 공항에서 짐을 잃어버린 마사코가 “제 짐은 아직도 소식이 없나요?”라며 통화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크루즈는 항상 저곳에 있나요?”
“네. 크루즈는 매일 헬싱키와 스웨덴 스톡홀름을 오갑니다. 보통 오전 10시에 도착해 오후 5시경 스톡홀름을 향해 떠납니다.”
“최근 LNG(액화천연가스)와 LBG(액화바이오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크루즈가 늘고 있습니다.”
마켓 광장에선 핀란드 대법원과 대통령 집무실을 볼 수 있었다. 노란색 건물은 대통령 집무실로, 국기가 걸려 있지 않았다.
“핀란드는 노동권 보장에 앞선 국가입니다. 대통령도 비상상황이 아니라면 주 5일 근무를 지킵니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출근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기를 걸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나 출장, 휴가 중에도 국기를 게양하지 않습니다.”
붉은 벽돌을 쌓고, 황금 큐폴라(반원형 지붕)로 장식한 우스펜스키 대성당(Uspenskin Katedraali/Uspenski Cathedral)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러시아 정교회 소속 성당으로, 1868년 건축됐다.
“우스펜스키 대성당은 핀란드를 점령한 러시아 제국이 정교회를 퍼뜨리기 위해 세운 성당입니다. 핀란드는 1809년부터 1917년까지 러시아 제국의 지배를 받았고, 1917년 볼셰비키 혁명으로 러시아가 혼란한 기회를 이용해 독립했습니다. 이런 역사 때문에 러시아와 관계가 좋지 않습니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고 표명했고요. 러시아 지배 전에는 스웨덴으로부터 오랜 기간 통치를 받았습니다. 러시아 지배를 받을 당시 핀란드인들은 핀란드어를 사용하는 스웨덴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마켓 광장에는 순록 가죽제품, 자작나무 컵 같은 목공예품, 뜨개질 제품 등을 파는 상점, 버섯 같은 야채를 파는 상점, 연어 수프 ‘로히케이코(Lohikeitto)’, 피시 앤 칩스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들이 있었다.
“핀란드는 국토 면적의 70% 이상이 숲이어서 순록 가죽과 목공예품이 많습니다. 또 ‘만인의 권리’를 존중하기 때문에 누구나 숲에서, 사유지여도 상관없이 버섯이나 베리를 딸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체지방 분해,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링곤베리 잼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단 맛은 적고 새콤한 맛이 강해 핀란드인들은 고기 먹을 때 같이 먹어요. 고기의 느끼함을 링곤베리 잼이 잡아주거든요. 삼겹살 먹을 때 함께 드셔보세요.”
최현석 가이드가 구시가지 중심인 원로원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키는 기둥이 인상적인 헬싱키 대성당이 나타났다. 헬싱키 대성당 외관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성 이삭 대성당과 닮았고, 내부는 루터교 교회로 꾸며져 있다. 러시아가 핀란드를 점령했을 때 핀란드인 대부분이 스웨덴에서 전파된 루터교를 믿고 있어 단번에 정교회로 개종하라고 강요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독특한 양식의 성당이 탄생했다.
원로원 광장에는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알렉산더) 2세 동상이 서있다. 핀란드인들이 자발적으로 세운 동상이다.
헬싱키 대성당
러시아 알렉산드르 2세 동상과 헬싱키 대성당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는 핀란드 사람들의 러시아에 대한 반감을 줄이기 위해 핀란드에서 핀란드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했습니다. 순수한 의도에서 나온 정책은 아니었지만, 핀란드 사람들은 알렉산드르 2세 피살 후 이곳에 그의 동상을 세웠습니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하는 공원에서는 완연한 늦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헬싱키 시내에선 대통령이나 총리가 적은 수의 수행원과 걸어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핀란드인은 평등에 ‘진심’인 사람들입니다.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행사에 지각을 했다면 사람들과 함께 앉아야 하죠. 대통령을 위해 자리를 비워 놓지 않아요. 또 핀란드에서는 출산 2~3달 전에 축하 선물로 돈이나 출산준비용품이 들어있는 ‘베이비박스’를 받습니다. 대부분 베이비박스를 선택하죠. 상자를 아기 침대로도 쓸 수 있어서 핀란드의 모든 아이는 똑같은 곳에서 잠을 자요. 재산이 적든 많든 시작점이 동일하죠. 이처럼 베이비박스에서도 핀란드인의 평등의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핀란드 출신 건축가 알바 알토(Alvar Aalto, 1898~1976년)가 설계한 아카데미아 서점이 나타났다. 이 서점은 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중 하나로 꼽힌다.
“알바 알토는 건축물이 사람들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을 중시했는데요, 서점 천정에 유리 창문 2개를 만들어 햇빛을 서점 전체로 끌어들였습니다. 알바 알토는 서점 2층에 있는 카페 알토(Cafe Aalto)도 설계했고요. 카페 맞은편 2층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정말 좋아해요.”
“아카데미아 서점은 개방감이 있어 보기 좋네요.”
“핀란드를 여행하기 좋은 시기는 언제일까요?”
“관광 성수기는 여름인 6~8월입니다. 한여름 낮 온도가 20~25도 정도여서 남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피서를 옵니다. 여름에는 백야 현상도 일어나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죠. 겨울에는 오로라가 있고, 허스키 썰매를 즐길 수 있고,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어, 핀란드는 사시사철 어느 때 찾아도 좋은 곳입니다.”
헬싱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잇는 공원
아카데미아 서점
신시가지에는 스톡만(Stockmann) 백화점이 있다. 1862년 문을 연 스톡만 백화점은 올해 창립 160주년을 맞았다.
“북유럽은 물가가 높다는데, 핀란드도 그런가요?”
“슈퍼마켓 물가는 여기가 더 저렴합니다. 그러나 음식점 가격은 여기가 한국보다 2~3배 비싸요. 그 이유는 인구가 적고,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노동력이 들어가는 건 뭐든지 비싸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무인 로봇, 무인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시가지에서는 중앙역이 있다. 핀란드에서 기차로 러시아까지 이동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행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침묵의 예배당(Kampin Kappeli/Kamppi Chapel)이 등장했다. 안으로 들어가면 외부의 소음이 차단되어, 복잡한 도시에서 누구나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다.
“핀란드 사람들은 고요한 곳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며 힐링을 합니다. 숲을 많이 찾죠. 또 핀란드에 수많은 사우나가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도 사우나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입니다.”
무민
무민숍
침묵의 예배당(Kampin Kappeli/Kamppi Chapel) ⓒdoopedia
침묵의 예배당 천정 ⓒdoopedia
무민(Moomin)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캐릭터다. 토베 얀손(Tove Marika Jansson, 1914~2001년)이 탄생시킨 무민은 북유럽 전설 속 트롤을 형상화한 캐릭터로, 신시가지에 플래그십 스토어 성격의 무민숍이 있다.
신시가지에는 침묵의 예배당(Kampin Kappeli/Kamppi Chapel)이 있다. 외부의 소음이 차단되는 조용한 예배당 안에서 핀란드 사람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최정화 작가의 개인 전시를 열었던 키아스마 미술관이 나타났다. 최정화 작가는 헬싱키에서 플라스틱으로 물고기를 표현해 인간이 저지르는 해양생태계 오염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전 세계 국가 대부분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는 목표를 세웠지만, 핀란드는 2035년까지, 헬싱키는 5년 더 단축한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핀란드는 환경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친환경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습니다.”
오디 도서관 외관
오디 도서관 2층
오디 도서관 3층
다음 코스는 핀란드 오디(Oodi) 도서관이다. “도서관이지만 문화센터에 가깝습니다”라는 최현석 가이드의 설명처럼 1층은 로비, 2층은 3D 프린터,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컴퓨터, 재봉틀과 함께 게임방, 헤비메탈 연습실 등이, 3층은 책과 함께 아이들이 놀 공간이 있었다.
“핀란드 의회 맞은편에 있는 오디 도서관은 핀란드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건물입니다. 핀란드 의회를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최현석 가이드는 키아스마 미술관, 알바 알토가 설계한 핀란디아 홀 등이 바라다 보이는 도서관 테라스에서 헬싱키 랜선여행을 마무리했다.
“90분 동안 즐거운 시간 보내셨나요? 주말 저녁을 헬싱키 랜선투어에 할애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북유럽 전문가 최현석이었습니다.”
“헬싱키가 정말 멋지네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가스연구원 수소기술연구소
김기동 책임연구원
핀란드 헬싱키는 아직 가보지 않은 국가, 도시입니다. 헬싱키를 배경으로 일본어로 대사를 하는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본 풍경(크루즈)을 이번 랜선여행에서 볼 수 있어서 매우 친근함을 느꼈습니다. 총리관저와 원로원 광장이 있는 구시가지 모습도 좋았고, 아름다운 도서관이 있는 신시가지도 아주 좋았습니다. 아카데미아 서점과 서점에서 책 읽는 핀란드 사람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른 나라, 다른 도시 랜선여행도 지속해서 참여하고 싶습니다.
광주전남지역본부 영암지사
신우철 과장
핀란드 헬싱키로 떠난 이번 여행은 정말 멋진 랜선여행이었습니다. 가이드님의 친절한 설명과 자료화면 덕분에 한국보다 여섯 시간 느린 토요일의 헬싱키 풍경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구시가지를 대표하는 원로원 광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디지털뉴딜처 디지털시스템부
이민수 과장
무척이나 궁금했던 북유럽의 핀란드는 ‘여유로움! 대자연!’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침묵의 예배당이라는 캄피 교회(Kampin Kappeli/Kamppi Chapel). 거대한 노아의 방주 형태이며 내부로 들어가면 외부의 소리가 완전히 차단되고 내부에서도 침묵해야 한단다. 혼자만의 힐링을 즐긴다는 핀란드 사람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절실히 그리운 이때 북유럽의 정취를 듬뿍 담아 갈 수 있도록 가이드께서 헬싱키의 주요 명소는 물론 역사, 생활, 문화 등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마지막엔 핀란디아 홀 외관을 봤는데 문득 고교 시절 관현악부에서 활동하며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를 공연했던 그날이 아련히 떠오르기도 하였다. 함께한 두 아들(지빈(11세), 수빈(6세))에겐 자연이 주는 설렘은 아직인가 보다.
바쁜 일상에서 화려하진 않지만, 예술적 감성이 묻어나는 도시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사우나의 원조 핀란드에 아이들과 함께 산타를 만나러 꼭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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