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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저마다의 향기가 있다. 좋은 향기가 나는 사람을 보면 괜히 호감이 생기기도 한다. 세상 유일무이한 나만의 향기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다는 신성장사업처 수소사업부 부서원들이 조향체험에 도전했다.

[글 양지예 사진 김지원]



좋은 향기가 행복한 기억을 부른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은 갓 구운 마들렌과 향긋한 홍차 향을 통해 행복한 기억을 떠올린다. 이처럼 향기는 그리운 시절과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향수를 만들 수 있는 '조향체험'이 인기다. "길을 가다가 어떤 향기를 맡으면 갑자기 특정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어요. 시중에 파는 향수는 향기는 좋지만 똑같은 향수를 쓰는 사람이 많잖아요. 오늘 나만의 향수를 만들어서 주변 사람들이 저만의 향기를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부서의 막내 주현 직원의 각오와 함께 공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각종 캔들과 방향제에서 풍겨오는 기분 좋은 향기에 수소사업부 부서원들 모두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저희 수소사업부는 미개척분야인 수소산업의 발전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올 1월에 신설된 부서에요. 부서가 꾸려지고 몇 달이 지났지만 업무가 바빠서 부서원들과 함께 이런 시간을 보낼 기회가 없었는데요. 오늘 체험을 통해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 보냈으면좋겠어요." 이도학 대리는 바쁜 업무로 인해 부서원 세 명이 참여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빠진 동료들 몫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본격적인 체험 전, 부서원들은 다양한 향 이름이 붙은 스포이트병과 시약 용지, 저울 등 향수를 만들기 위한 준비물이 마련된 테이블에 둘러앉아, 조향이론과 향수 제작 순서에 대해 간단한 강의를 들었다. 특히 조용덕 차장은 향수의 첫인상이 되는 탑노트(TOP NOTE)와 향수의 캐릭터를 결정해주는 미들노트(MIDDLENOTE), 휘발성이 낮고 마지막까지 잔향으로 남는다는 베이스노트(BASE NOTE)에 대해 설명하자,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며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평소에 향수를 쓰지 않아서 내가 어떤 향 을 좋아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오늘 다양한 향을 맡아보고 제가 어떤 종류의 향을 좋아하는지 꼭 찾고 싶어요."

나만의 시그니처 향을 찾아라

평소 즐겨 사용하는 향수와 오늘 만들고 싶은 향을 묻는 간단한 설문지를 작성한 후, 본격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향기를 찾기 위한 시향이 시작됐다. 가장 중요한 과정이자 향수를 만들기 위한 베이스가 되는 단계다. 방법은 간단하다. 향 이름을 적은 시향지에 오일을 한 방울 떨어뜨려 향을 맡은 후 호불호에 따라 'O/△/×'로 표시하는 것이다. 탑노트 향은 잘 휘발되는 편이라 향을 금세 맡을 수 있는 반면, 베이스노트 향은 간혹 잘 맡지 못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시향지를 여러 번 흔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총21개 향을 하나씩 맡은 후 노트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기도 하다.

"향의 가짓수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향수 하나에 이렇게 다양한 향이 블렌딩되는지도 처음 알았고요. 정말 신기하고 재밌는 체험인 것 같아요." 갈색 병을 열고 스포이트로 오일을 떨어뜨린 후 향을 맡는 김재훈 주임의 모습이 마치 화학 실험을 하는 연구원을 떠올리게 한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한참 열심히 시향을 하던 부서원들은 '그 향이 그 향 같다'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계속해서 향을 구별해내야 하는 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쉽게 봤는데 생각보다 어려워요. 제가 후각이 좀 둔한지 어떤 향은 거의 맡아지지도 않네요." 송춘현 차장의 넋두리에 강사는 '사람마다 후각 능력에 차이가 있다'고 조언하며 중간중간 준비된 커피콩 향을 맡아 후각의 피로를 풀어주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향을 구별하고 호불호를 명확히 하지 못하는 몇몇 부서원이 있는 반면, 주현 직원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선호하는 향을 찾는 과정에 무척 흥미를 보였다. "정말 재미있어요. 노트를 작성하다 보니 제가 좋아하는 향이 어떤 종류인지 대충 윤곽이 잡히는 것 같아요. 이게 섞이면 어떤 향이 날지 너무 기대되네요."

향기로운 부서를 위하여

향에 대한 평가가 끝난 후 이제 향을 조합할 차례다. 동그라미 표시를 한 향료 중 탑, 미들, 베이스 향을 각각 1개씩 필수로 넣고 어울릴만한 다른 향을 추가한 뒤 플라스틱 튜브 안에 넣는다. 15회정도 흔들어 섞은 후 다시 시향지에 한두 방울 떨어뜨려 블렌딩된 향이 자신이 원하는 향인지 맡아보는 것이다. "제가 좋아하는 향만 섞은 것이라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전혀 좋아하지 않는 향이 됐어요." 인상을 찌푸리며 의아해하는 부서원들에게 강사는 향이 섞이면 호불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1차 블렌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며 안심시켰다.

이제부터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다. 진짜 원하는 향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2차 블렌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사는 부서원들에게 1:1로 조언하고 질문하며 좋아하는 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여성적, 중성적, 남성적인 향 중 어떤 걸 선호하는지', '가벼운 향이 좋은지 무거운 향이 좋은지', '1차 블렌딩한 향에서 어떤 느낌이 추가 되었으면 좋겠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통해 추가해서 배합할 향을 점검해주는 것이다. 어떤 부서원은 몇 가지 향만 첨가하는 반면, 아예 새롭게 블렌딩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향 한두 방울에 완전 다른 향수가 된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해요. 강사님이 조언해주신 대로 향을 추가했더니 제가 원하는 향이 됐어요." 김성민 대리가 딱 맞는 향을 찾았다며 기뻐하자 동료들은 '혹시 예전 누군가가 떠오르는 향기 아니냐'며 농담을 던졌다. 지금까지는 희석된 오일로 시향해 향을 골랐다면, 이제 진짜 향수를 만들기 위해 선택된 향료의 원액을 각각 몇 그램씩 넣어야 하는지 오일 값을 구하는 순서다. 한 방울에 밸런스가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양을 넣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강사의 설명에 따라 열심히 계산을 마친 부서원들은 저울에 향수베이스가 들어있는 병을 올리고 중량에 맞게 원액을 넣어 향수를 완성했다.

"머릿속으로 만들고 싶었던 향이 있었는데요. 비슷하게 나온 것 같아요. 시중에 파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만든 하나뿐인 향수라서 더욱 의미가 있어요. 오늘 즐거웠습니다." 가장 먼저 향수를 완성한 조용덕 차장은 향수를 분사해보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모든 과정이 끝난 뒤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향수에 각자 이름을 붙였다.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미리 생각해온 것인지 부서원 모두 쉽게 네이밍을 완성했다.

"저는 순수수소라는 뜻으로 'Hy FLIA'라고 이름을 붙여봤어요. 저희 수소사업부 부서원들과 함께 한 걸 기념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에요. 올해 저희 수소사업부에서 김해시와 함께 김해관리소 옆 여유부지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인데요. 이것을 시작으로 향후 4년 안에 전국에 100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각자 개성 있는 향기를 지닌 부서원들과 조화롭게 섞여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송춘현 차장의 다짐처럼, 수소사업부의 뛰어난 활약으로 한국가스공사가 수소산업 분야의 선구자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