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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향아 사진 김지원]



부산경남지역본부 울산지사 박옥분 과장의 가족에게 12월 22일은 12월 중 가장 특별한 날이다. 바로 하나뿐인 아들 도윤이의 생일이기 때문. 엄마아빠는 도윤이의 여섯 번째 생일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캐릭터 케이크 만들기에 도전했다.

도윤아, 생일 축하해

"우와~!" 낯선 곳에 들어온 탓인지 처음 공방에 들어설 때는 엄마아빠 손을 꼭 잡고 쭈뼛거리던 도윤이가 각종 캐릭터 그림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또래 아이들이 그렇듯 만화 캐릭터를 유난히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캐릭터 케이크 만들기 체험 신청을 한 박옥분 과장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떠오른다. "오늘이 도윤이 생일이에요. 아들이 여섯 살이되면서 만화 캐릭터를 점점 더 좋아하더라고요. 마침 캐릭터 케이크 만들기 체험이 있다고 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가족들이 직접 만든 케이크로 생일을 축하해 주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가족들은 오늘 체험을 도와줄 강사의 설명에 따라 캐릭터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모양을 골라 케이크를 만들기로 했다. 여러 가지 캐릭터를 살펴보던 박옥분 과장은 '미니언즈'를, 남편 김동현 씨는 '스파이더맨'을, 아들 도윤이는 '라이언킹'을 각각 선택했다. 결국 가족들 모두 도윤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선택한 것. 시작도 하기 전부터 좋아하는 캐릭터로 완성될 케이크를 상상하며 기뻐하는 아들의 모습에 엄마아빠도 덩달아 마음이 들떴다. "도윤이가 특히 스파이더맨을 정말 좋아해서 선택했어요. 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더 열심히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케이크 만들기는 처음 해봐서 자신은 없지만, 최선을 다해 만들어 보겠습니다!" 열정 가득한 눈으로 다부지게 포부를 이야기하는 아빠에게 도윤이가 빨리 시작하자며 재촉했다.

사랑이 듬뿍 담긴 캐릭터 케이크

오늘 가족들이 만들 케이크는 버터크림 케이크로, 시간 관계상 강사가 미리 만들어 놓은 케이크 위에 캐릭터를 그려 색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시트 위에 바른 하얀 우유 버터를 도화지 삼아 강사가 캐릭터 스케치를 시작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가족들도 함께 집중하느라 공방 안이 조용해졌다. 그 손길을 따라 눈을 바쁘게 움직이던 도윤이가 신기한지 '검은색 선도 먹을 수 있는 거예요?' '색칠은 어떤 거로 해요?' 등 이것저것 질문이 많아졌다. 스케치한 검은색 선도, 색칠할 여러 가지 색깔도 모두 버터크림으로 만든 것이라 먹을 수 있다는 설명에 도윤이가 환하게 웃었다. 드디어 스케치가 끝나고 가족들 앞에 아직 색을 입지 않은 새하얀 케이크가 놓였다. 가족들이 활약해야 할 시간이 돌아온 것이다.

"제가 각각 필요한 색깔로 크림을 만들어 드릴 거예요. 모든 색은 버터크림에 식용 색소를 입혀 만든것이기 때문에 맛있게 먹을 수 있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요?" 강사는 박옥분 과장에게는 노란색을, 남편 김동현씨에게는 빨간색을, 아들 도윤이에게는 갈색 크림을 만들어 준 후 채색을 도왔다. 크림 주머니에 넣은 크림을 손으로 짜면서 색을 입혀주는 방법으로 채색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힘이 많이 필 요한 작업이다. 수월하게 시작한 엄마아빠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도윤이는 크림이 잘 나오지 않는지 끙끙대며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저 혼자 잘할 수 있어요." 도와주려고 하면 도윤이는 혼자 해보겠다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힘을 다해 크림 을 짜서 색을 입혀나가는 중이다. "도윤이는 평소에도 뭐든 혼자 잘해요. 특히 정리정돈을 무척 잘해서 엄마를 힘들지 않게 하는 착한아들이죠. 어린데도 독립심이 강하고, 남자아이지만 유난스럽지 않아서 남들보다 육아가 수월한 것 같아요. 도윤이한테 무척 고마워요."

엄마의 칭찬에 쑥스러운지 도윤이가 색칠을 멈추고 엄마아빠 그림을 구경하며 딴청을 피운다. "엄마, 아빠한테 지겠어요." 아빠 그림을 구경하던 도윤이의 말에 무심코 남편의 그림을 본 박옥분 과장은 그의 꼼꼼하고 깔끔한 채색 솜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빠는 그림도 정말 잘 그려요. 저한테도 그림을 많이 그려줘서 아빠랑 노는 게 참 좋아요." 도윤이는 아빠의 뛰어난 실력에 자신이 더 자랑스러운지 아빠 자랑을 시작했다. 아들한테 친구처럼 대해주고 언제나 가정적인 남편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뿐이라는 박옥분 과장이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하면 할수록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빵 만드는 것부터 모든 과정을 직접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남편도 아이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오늘 체험을 신청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치 동 심으로 돌아간 듯 재미있어하는 엄마아빠도, 상상 의 나래를 펼치며 색칠을 해나가는 도윤이도, 모두 즐거운 시간이다.

2019년에는 세 식구가 네 식구로~!

"파란색이 필요해요." 사자 캐릭터를 칠하던 도윤이가 파란색이 필요하다는 말에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몸은 파란색으로, 꼬리랑 다리는 회색으로 칠하고 싶어요." 상상 속에서나 있을 법한 알록달록한 사자를 그리고 싶다는 말에 놀란 것도 잠시, 엄마와 아빠는 '동물원에는 없지만 다른 나라에는 있을지도 모른다'며 도윤이의 상상력에 맞장구를 쳐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간혹 손에 묻은 크림을 혀로 할짝할짝 핥으며 묵묵히 색칠을 이어나간 도윤이가 맛있는 '파란 사자'를 완성할 때쯤, 엄마아빠의 채색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부드러운 크림이 아닌 되직한 크림을 1시간 넘게 계속해서 짜느라 힘이 드는지 가족들의 얼굴이 발그레하게 달아올랐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도 함께 가고 외출도 많이 하는데, 이런 체험은 처음이에요.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기회가 되면 또 하고 싶어요. 체험이 끝나고 가족끼리 도윤이 생일 파티를 할 건데요. 이 케이크로 촛불을 켜면 정말 의미가 있을 거예요." 스파이더맨 채색을 모두 마친 아빠가 소감을 이야기하자, 도윤이도 "빨리 내가 만든 케이크 먹고 싶어요"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곧이어, 박옥분 과장까지 채색을 모두 마치고 테이블 위에 완성된 케이크 세 개가 쪼르륵 놓이자, 도윤이가 기쁨의 손뼉을 쳤다. "올해는 우리 가족에게 더 특별한 해였어요. 도윤이 동생이 생겼거든요. 임신 3개월째인데 동생을 갖고 싶다는 도윤이의 바람을 들어줄 수 있어서 기뻐요. 오늘 만든 케이크로 도윤이 생일도 축하하고, 한 해를 잘 마무리하자는 의미로 가족끼리 작은 파티를 하고 싶어요." 올해 기쁜 일을 축하하고, 다가올 2019년을 기대하며 함께 할 가족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따뜻한 일인가. 2019년에는 그녀의 가족들에게 오늘 만든 케이크처럼 달콤하고 기분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