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봉계주(筆鋒繼走)

알레르기
비염에 관하여

writer 당진기지안전건설단 안전부 최주형 직원

공포의 계절이 왔다!
차디찬 바람과 눈보라가 치던 겨울이 지나가고 따사로운 봄이 오면 모두들 설레기 마련이다. 모든 생명이 태동하고 길가에는 개나리와 벚꽃이 맞이하는 계절에 누군들 들뜨지 않겠는가! 하지만 나에게 봄은 고통과 시련의 계절이기도 하다. 나를 이토록 두렵게 하는 것은 바로 오늘의 주인공 ‘알레르기 비염’이다.
시끄러운 재채기와 10분마다 훌쩍이는 콧물과 싸우고 숨을 쉬는 자유조차 빼앗는 잔인한 증상은 삶의 회의감마저 들게 만든다. 너무 답답한 나머지 거금을 들여 비염 수술도 해보고 매번 증상완화 약을 먹어보지만 ‘플라시보 효과’도 무색하게 증상은 도통 줄어들지 않는다. 올해는 옆에 있는 직장 동료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비염의 원인과 증상을 완화하는 요법에 대해 알아보고 소개하고자 한다.
알레르기 비염의
모든 것
먼저 알레르기 비염, 이 악랄한 녀석의 정의는 코 점막이 ‘특정물질’에 대하여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현상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꽃가루 알레르기는 코 점막이 꽃가루 성분에 노출되면 그 자극 부위로 염증세포들이 몰려들어 다양한 매개물질에 의한 염증반응이 발생한다. 이러한 염증반응의 발현으로 재채기, 맑은 콧물, 코 막힘과 가려움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비염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아쉽게도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유전이 주된 이유라고 알려져 있다. 이런 사실의 명확한 근거가 되는 것이 우리 가족이다. 사실 내 아버지도 나와 비슷한 정도의 비염을 가지고 있는데 이 때문인지 나와 동생도 비염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봄이 오면 우리 집은 재채기와 앓는 소리로 환장의 하모니를 이룬다. 안타깝지만 내 미래의 자녀도 비염을 달고 살 확률이 크고, 대대손손 비염을 숙명으로 생각해야 하는 가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던가! 비염에도 치료방법은 존재한다. 비염 치료는 환경요법과 약물요법, 면역요법 등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인 환경요법은 원인이 되는 특정물질, 즉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반려동물의 털 등을 최대한 회피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약국에서 처방하는 비강 분사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여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을 조금씩 주입하여 아예 적응을 시켜버리는 치료법이 있다. 아주 장기적이며 특정항원에만 적용시킬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결국 비염을 치료하기 위해선 특정물질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적절히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매우 안타깝게도 만성적인 비염에 대한 완벽한 치료법은 없다고 한다.
1,000만 비염인들에게 보내는 심심한 위로
이 글을 쓰기 위해 이것저것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의 비염 인구가 벌써 1,000만이 넘었다고 한다. 그 많은 인구가 봄, 가을마다 같은 고생을 한다고 생각하니 위로가 되면서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적어도 KOGAS의 비염인들은 올해만큼은 무난히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기고하기 하루 전 비염을 주제로 쓴 자작시를 소개한다.
비염
내가 봄이 왔음을 아는 것은
흐드러진 개나리도
따사로운 햇살도
살갑게 이는 바람도 아니다
내 콧속의 일렁이는 간지럼이
봄이 왔음을 격하게 알린다
- 최주형 -
다음호 필봉계주(筆鋒繼走)의 주인공은 수소사업운영처 수소인프라설계부 남영재 직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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