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2

정원을 가꾸는 일이
지구를 생각하는 일
마인드풀가드너스

writer공주영

photographer전예영

마인드풀가드너스는 정원활동을 통해 생태계와 공동체를 잇고 살피는 비영리 스타트업이다.
정원활동이란 개인의 정원을 가꾸는 것 외에 공공 정원, 공유 정원을 함께 가꾸는 것을 의미한다.
정원을 가꾸는 활동을 통해 사람 간의 관계를 만들기도 하고 소중한 생태계를 다시 깨닫기도 한다.
마인드풀가드너스는 이러한 정원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2021년부터 컷플라워 가드닝 캠페인, 씨드볼 캠페인 등 다양한 기획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마인드풀가드너스는 생태와의 공존과 균형을 고려한 정원활동을 실천 중이다.
다 함께 정원을 가꿔보면 어떨까
김현아 대표가 정원을 가꾸는 일을 의미 있는 활동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한 것은 2016년부터였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번아웃이 찾아왔고 그때 자신을 잡아준 취미가 정원을 가꾸는 일이었다. 정원활동에 대한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김현아 대표는 회사 안식년 기간에 가드닝으로 유명한 영국을 찾아갔다. 영국의 여러 정원을 돌아보던 중에 김현아 대표의 마음을 특히 사로잡은 것은 도시재생 성공 사례로 꼽히는 런던의 킹스 크로스였다. 도시 전체를 가드닝한 킹스 크로스의 모습을 보며 김현아 대표는 도시에서 할 수 있는 비영리 가드닝을 떠올렸다.
김현아 대표는 비영리 단체에서 오래 일한 경험을 토대로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우선 회사를 그만 두고 3년 정도 땅이 없는 도시생활자들과 함께 텃밭을 빌려 꽃을 가꾸는 활동을 진행하면서 SNS로 홍보를 해봤다. SNS를 보고 주변 지인도 함께 하고 싶다고 찾아왔지만, 전혀 모르는 낯선 이들도 참여를 원했다. 그들과 함께 느슨한 공동체 가드닝 프로젝트를 3년 이상 진행하면서 사업으로서의 정원활동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마인드풀가드너스 김현아 대표(왼쪽)와 김진아 정원활동가
살피는 아름다움의 효과
마인드풀가드너스는 2020년 11월, 다음세대재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진행하는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가장 처음 시작한 활동은 생태 위기와 공동체 회복을 위해 정원활동 커뮤니티를 만들자는 의도에서 출발한 컷 플라워 가드닝 캠페인이다. 컷 플라워 가드닝 캠페인은 마인드풀가드너스에서 재배키트와 교육, 정보를 제공하면 텃밭에서 사람들이 모여 함께 꽃을 키우고 주변에 나누는 활동이었다.
“‌코로나19 시기는 아무래도 고립된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잖아요. 정원활동이기는 하지만 공동체 회복을 위해 꽃을 모여서 함께 키우고, 키운 꽃을 주변 이웃에게 나누면서 안부를 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컷 플라워 가드닝 캠페인에는 36개 팀이 참여했다. 키트와 교육을 받은 뒤, 팀 단위로 각자 꽃을 키우고 계속 소통을 하면서 결과를 공유했다. 인원으로는 100여 명 정도가 함께한 캠페인이었다. 봄부터 씨앗을 뿌려 꽃을 키우는 200여 일의 과정 동안, 참여자들은 꽃만을 보는 게 아니다. 꽃을 피우기 좋은 환경, 꽃을 피우는 동안 찾아오는 새와 벌레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씨앗부터 키우면서 꽃이 필 때까지 참여자가 느끼기 원하던 것을 그대로 느끼셨더라고요.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나 생태계에 대한 관심, 그리고 서로의 안녕을 걱정하는 것까지요.”
액션가드닝
컷플라워 가드닝 캠페인
함께 생태계를 생각하는 활동으로
마인드풀가드너스는 2021년 11월 기후위기 정원활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도시에서 공공의 정원을 만드는 활동을 하다 보니 생태계의 순환에 대한 깨달음이 점차 커졌고, 기후위기 대응 활동도 필요하다는 자각이 들었다. 기후위기 정원활동 선언문에는 아름다움과 기능만을 추구하는 정원이 아닌, 생태와의 공존과 균형을 고려한 정원을 만들겠다는 내용을 포함해 6가지 실천에 대한 선언이 담겨 있다.
“‌정원활동으로 기후위기를 대응한다는 게 거창한 건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아파트 공동화단은 새나 곤충, 작은 동물들이 넘나드는 정원이잖아요. 자신이 직접 관리하지 않더라도 정원활동을 하다 보면 친환경으로 관리를 하고 있는지 살피게 되죠. 입주자 회의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고요.”
관심은 살핌으로 이어지고 살핌은 활동으로 이어진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꽃을 키울 수 있는 곳을 살피고 함께 정원을 가꾸는 일. 마인드풀가드너스는 어렵지 않게 많은 이들을 정원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얼마 전부터 씨드볼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씨드볼은 흙에 씨앗을 넣고 물을 넣어 반죽해서 공 모양으로 빚은 것으로, 땅의 소유권이 없는 정원사들이 주변에 방치된 땅을 발견하면 정원활동을 하는 ‘게릴라 가드닝’에서 사용하는 도구이다. 마인드풀가드너스는 정원사의 지속적인 개입 없이도 자연에서 잘 자라고 토양을 건강하게 바꾸며 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있는 야생화 씨앗을 넣은 씨드볼을 만들었다. 그리고 얼마 전, 한 기업 후원으로 씨드볼 만들기와 토양 살기 운동 등을 실천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청소년기관이나 도서관에서도 함께 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
마인드풀가드너스는 앞으로 정원활동가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정원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이 모여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우선 10월에는 정원활동가를 위한 축제를 열려고 한다. 어디서든 누구나 할 수 있는 정원활동의 문은 언제든 활짝 열려 있다.
마인드풀가드너스 김현아 대표(왼쪽)와 김진아 정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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