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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로 떠난
한국·일본 여행
서길수 고구리·고리연구소 이사장

writer임영현

photographer전예영

사진 제공서길수

11월 2일 열린 제1회 수소의 날 기념식에서 서길수 고구리·고리연구소 이사장이
수소 산업 각 분야 첫 번째 인증자(개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특별상 ‘대한민국 수소 산업 1호 어워드’를 받았다.
가족과 함께 수소차로 국내와 일본을 여행한 서길수 이사장은 수소 산업 발전을 위해 “수소차 구매는 착한 소비”라고 이야기한다.
서길수 고구리·고리연구소 이사장
수소차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들은 가격 그리고 아직 많지 않은 충전소 수를 고민한다. 서길수 고구리·고리연구소 이사장은 부인 이은금 씨, 손녀 민선, 손자 윤찬과 함께 2021년 8월부터 9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수소차로 전국 섬을 여행했다. 2022년 상반기에는 전국 자연휴양림 여행도 진행했다. 또 2022년 7월 21일부터 8월 10일까지 규슈부터 홋카이도까지 수소차로 4,521km를 달려 일본을 종주했다. 여행지에서 그 날의 일정을 정리해 넥쏘카페에 매일 올렸다. 한 번 충전하면 600km를 달릴 수 있는 수소차로 한국·일본 일주도 가능한데, 일상에서도 충분히 수소차를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올해 79세인 서길수 이사장은 2020년부터 수소차를 탄다. 2019년에 운전면허증을 반납할지, 새 차를 구매할지 고민하다 미래 에너지인 수소로 움직이는 수소차로 결정했다.
“대학 시절 친구가 ‘물로 가는 자동차’를 꿈꿨던 기억이 아주 오랫동안 남아있었습니다. 그렇게 ‘미래 차’라는 수소차로 죽기 전에 미래를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수소차를 타보니 내연기관차와 달리 시끄럽지 않고, 연료 냄새도 나지 않습니다. 또 예열할 필요가 없어 바로 출발할 수 있고요.”
2020년 계획한 북아메리카 횡단여행이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되자 2021년 수소차로 떠나는 전국 섬 일주를 기획했다. 유인도이지만 섬이니 코로나19로부터 비교적 안전하고, 수소차로 최대한 먼 거리를 일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회의에서 손자, 손녀와 함께 떠나는 여행을 제안했더니 아들이 수소가 부족해 수소차가 멈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럴 가능성이 있는 곳은 광주에서 여수까지, 딱 한 군데였어요. 만약 수소차가 선다면? 견인차를 부르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비비에 견인차를 이용하는 비용을 넣었죠. 실제 여행 중 견인차를 부르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수소차 전국 섬 일주가 시작됐다. 서길수 이사장이 운전과 여행 전체의 기록을 맡고, 부인 이은금 씨(도서출판 맑은나라 대표)가 먹을거리를 준비하고, 경비 사용내역을 작성했다. 민선이와 윤찬이는 남은 수소 양, 달린 거리 그리고 출발·도착 시간을 기록하는 역할을 번갈아가며 담당했다.
여행 후에는 이은금 씨가 이북 출판을 담당해 2021년 12월에 <할아버지 수소차로 가보는 신박나는 한국 섬 여행>이 나왔다. 책 제목에서 ‘신박나는’은 ‘신나다’와 ‘대박나다’를 합쳐 새롭게 만든 표현이다. 윤찬이가 ‘한국 섬’ 앞에 ‘신나는’을 붙였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민선이가 ‘신박한’이란 표현을 제안하면서 둘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였다. 이어 <할아버지 수소차로 가보는 8도 명산 자연휴양림> 책도 펴냈다.
수소차를 타면서 ‘누구와 어디를 가는지’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서길수 이사장이 손자, 손녀와 함께 수소차 여행을 떠난 이유는 ‘교육’ 때문이었다.
“교육은 ‘닮아감’입니다. 시간 맞춰 일어나는 일, 밥을 남기지 않는 일도 여행 속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며 자연스럽게 닮아갑니다. 저 또한 손자, 손녀로부터 배웁니다. 가령 ‘염색을 하고 싶은 이유’를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제1회 수소의 날 기념식에 윤찬이와 함께 참석해 특별상 ‘대한민국 수소 산업 1호 어워드’를 수상하며 손자에게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 에너지로 달리는 수소차를 이용한다’는 자긍심도 전달해 줄 수 있었다.
수소차로 떠난 2022년 일본 종주
2022년 일본 종주 당시 도쿄에서
올 여름 수소차로 일본을 종주할 때는 일본 수소 충전소의 50%를 운영하는 이와타니 수소 충전소에서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와타니 수소 충전소는 카드 결제만 가능했는데 제 카드는 결제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수소 충전원에게 대신 카드 결제를 부탁하고, 현금을 지불했습니다. 이후부터는 일본에 있는 에스페란토어 회원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수소차로 20일 동안 4,521km를 달린 일본 여행은 인생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큰 프로젝트였다. 그의 도전은 2023년에도 계속 될 예정이다. 7~8월 수소차로 유럽 19개국을 여행하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이번에는 아들도 참여해 3대가 함께 떠날 예정이다.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수소차 시승회도 열고 싶다는 꿈도 있다.
“제가 우리나라·일본 수소차 여행을 통해 보여줬듯 수소차를 일상에서 충분히 이용할 수 있습니다. 수소차를 구매해야 수소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소차 구매는 ‘착한 소비’입니다. 앞으로도 가족과 수소차로 멋진 여행을 하며 인생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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