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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만지고 안아주고 교감하고 느끼면서 다양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실내동물원! 동물애호가를 자처하는 안전품질처 환경관리부 안영주 과장의 가족들에게 안성맞춤인 나들이 공간이다.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종일 흐리고 거센 바람이 부는 가운데, 가족들의 동물 사랑으로 훈훈하기만 했던 실내동물원 나들이 현장을 들여다본다.

[글 양지예 사진 김재이]



아들은 파충류 박사!

기대감 때문일까. 안영주 과장 가족은 약속 시간보다 빨리 동물원에 도착해 있었다. 궂은 날씨에도 동물들을 가까이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서둘러 왔다는 가족은 설렘 가득한 얼굴이었다. "보통 동물원은 야외에 있어서 비가 오는 날에는 가기가 힘든데 실내동물원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아서 좋네요. 유난히 동물을 좋아하는 아들 때문에 체험을 신청했는데 무척 기대됩니다." 안영주 과장의 말처럼 가족 중에 가장 들떠 있는 아들 주현이가 빨리 동물을 보러 가자며 재촉했다. 오늘 체험할 실내동물원 '미니멀주'는 사육사의 인솔로 동물들과 가까이에서 교감하며 습성과 특성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뱀을 비롯해 파충류를 무척 좋아한다는 주현이는 동물원 안에 꼭 파충류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사육사를 따라나섰다. 동물원 안으로 들어가자 가장 처음 별 문양 등껍질을 가진 귀여운 '별거북'을 만날 수 있었다. 크기가 15~25cm로 덩치도 크지 않고 성격이 온순해서 반려동물로도 많은 사랑을 받는 거북이라고 한다. 거북이를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없었다는 가족은 아장아장 걷는 작은 거북이의 모습이 신기한지 눈을 떼지 못했다. "어? 크레스티드 게코다!" 거북이를 보다가 옆으로 눈을 돌린 주현이가 반색하며 외쳤다. 도마뱀의 한 종류인 '크레스티드 게코'의 이름을 정확히 말하는 주현이에게 사육사가 '어떻게 알았느냐'며 깜짝 놀라 물었다. "파충류 박사예요. 남자애들은 어릴 때부터 공룡을 많이 좋아하잖아요. 그러다가 크면서 자연스럽게 파충류를 좋아하더라고요. 집에서도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잡지만 볼 정도로 파충류를 좋아해요." 도마뱀에 눈을 떼지 못하는 주현이를 대신해 아빠가 답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동물을 좋아하는 주현이 덕분에 가족은 여행을 가면 어디를 가든 그 도시에 있는 동물원은 빼놓지 않고 방문한다. 동물은 좋지만 아직 파충류는 조금 징그럽다는 엄마의 말에 주현이는 왜 파충류를 징그럽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파충류뿐 아니라 토끼, 구관조, 미어캣 등 다양한 동물들이 있어서일까. 주현이뿐 아니라 엄마아빠도 무척 즐거운 표정이다.

만지고 안아주고 느끼고 교감하기

도마뱀과 이구아나를 구경한 뒤, 달팽이도 보고 토끼도 안아본 후 다양한 종류의 뱀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했다. 주현이는 동화 <어린왕자>에 나오는 '보아 뱀'을 시작으로, 멜라닌 색소가 부족해 노란빛을 띠는 '알비노 버미즈 파이톤', 굵은 몸체를 똬리 틀고 있는 '노멀 버미즈 파이톤' 등 뱀의 이름과 특성을 척척 맞추며 또 한 번 사육사를 놀라게 했다. "버미즈 파이톤 한 번 만져 볼래요?" 사육사의 제안에 주현이는 설레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부전자전인걸까. 밖으로 뱀을 갖고 나온 사육사가 먼저 아빠의 목에 버미즈 파이톤을 걸어주자 '이런 기회가 또 어디 있겠느냐'며 아들보다 더 즐거워하는 아빠다. 이제 주현이 차례. 전 세계 6대 대형 뱀으로 꼽힐 만큼 굵고 긴 버미즈 파이톤을 초등학교 4학년인 주현이가 혼자 감당할 수 없어 아빠가 함께 들어주자 주현이도 요리조리 사진을 찍으며 이 순간을 기념했다. 어린 아들의 모습에 엄마도 용기가 난 것일까. 안영주 과장은 조심스럽게 뱀의 몸통을 쓰다듬다가 목에 걸고 기념촬영까지 감행했다. "특별한 경험이네요. 생각보다 촉감도 좋고 무섭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주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는 주현이를 위한 시간이었다면, 다음은 가족 모두가 즐거운 시간이다. 바로 토끼와 돼지에게 먹이를 주는 코너. 주현이 뿐 아니라 엄마아빠도 자신이 주는 먹이를 날름날름 잘 받아먹는 동물들의 모습이 귀여운지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한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한쪽에서 "안녕?" 하고 낯선 목소리가 인사를 건넸다. 깜짝 놀란 가족이 두리번거렸지만 가족과 사육사 외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알고 보니 구관조가 가족에게 인사를 한 것. 사람처럼 또박또박 말하는 구관조가 신기한지 엄마와 주현이는 새 우리로 들어가 먹이를 주며 자꾸 말을 시켰다. 하지만 뱀을 목에 걸고, 도마뱀을 거침없이 만져보는 등 누구보다 용기 있게 나섰던 아빠는 조류 공포증이 있다며 한 발 물러섰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은 'TV 동물농장'에 나왔던 세상에서 가장 큰 쥐 카피바라를 구경하고, 100년 가까이 산다는 커다란 거북이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미니멀주 투어를 마쳤다. "이렇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제일 즐거워요. 주현이가 좋아하는 파충류도 많이 볼 수 있었고, 남편도 즐거워해서 오늘 무척 재미있었어요. 앞으로도 우리 가족들이 지금처럼만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대구에서 일하는 안영주 과장을 위해 남편도 지사 발령을 받아 현재 모두 함께 대구에서 살고 있다는 가족. '가족은 같이 살아야 한다'는 남편의 지론처럼 앞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는 행복한 가족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