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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층으로 편입되면서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갖춘 뉴시니어 세대가 막강한 소비력을 발휘하고 있다. 1980~2000년 초반에 태어난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도 뛰어난 정보력을 바탕으로 또 다른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의 소비유형과 라이프스타일은 이전 세대와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무엇이, 얼마나, 어떻게 다를까?

[글 김승희]



내 나이가 어때서?!

SNS로 지인과 소통하고, 오붓한 개별여행을 선호하며, 패션과 미용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취미를 통해 일상을 즐긴다. 언뜻 젊은세대 이야기인가 싶지만 뉴시니어의 삶이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오랫동안 별 탈 없이 건강을 유지하며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으로 50세는 삶의 절반밖에 살지 않은 나이다. 실제로 60세라고 해도 겉보기에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젊어졌고, 건강이나 체력도 자신의 10년 전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다. 과거의 시니어가 경제력이 없어 부양받아야할 고령자 집단으로 인식돼 왔다면, 지금의 5060 세대는 젊은 층 못지않은 자기관리와 소비력으로 자신의 삶을 즐긴다. 기존 시니어와 구별되는 이 같은 특징 때문에 이들 세대를 '뉴시니어(New Senior)'라는 이름으로 구분 짓는다. 뉴시니어는 대략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전후 세대를 일컫는 말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1970~80년대 고도 성장기를 거치며 경제적 풍요로움을 경험하고 경제력을 축적했다. 안티에이징, 헬스, 케어, 레저 등에 관심이 많아 '액티브 시니어', 아직은 충분히 젊다고 판단해 스스로 노인이길 거부하는 '노노족(NO老族)'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이들 세대의 니즈를 반영한 관련 의료·미용 시장의 확장과 더불어 고단백 균형 영양식 등 맞춤 제품군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

도시생활 누리며 소통·교류 즐겨

이전 세대보다 교육 수준이 높고 독립적이며 테크놀로지에 익숙한 뉴시니어는 은퇴 후 도시를 떠나 한적한 전원생활을 즐기기보다 도시가 주는 혜택을 충분히 누리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은 젊은 시절 해보고 싶었지만 생업을 위해 미뤄뒀던 다양한 취미를 배우기 위해 문화 강좌를 찾아 듣거나 동호회 활동 등에도 적극적이다. 분야도 노래교실이나 서예 등 '실버 세대 문화 강좌' 하면 떠올려지던 전형적인 것에서 벗어나 다양해졌다. 이중 떠오르는 분야는 시니어 모델. 요즘은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도 시니어 모델 강좌가 줄지어 개설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젊은 시절 모델의 꿈을 이뤄 인생 제2막을 화려하게 펼치고 있는 시니어 모델 김칠두 씨를 필두로 다양한 시니어들의 도전이 줄을 이어 패션업계도 실버 바람이 불고 있다. 뉴시니어의 온라인 구매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 폰은 온라인 구매뿐 아니라 소통 수단으로도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유튜브에서 24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자랑하는 1인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 등 실버 크리에이터들의 활약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 실버세대의 삶의 지혜와 풍부한 경험이 녹아든 정감 어린 콘텐츠가 간편하게 영상을 찍어 올릴 수 있는 온라인 창구 덕에 동세대의 호응은 물론 젊은 세대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세대 간 소통을 이루고 있다.

내 경험과 행복이 우선!

남들에게는 관심이 없다.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며, 자신의 취향을 오롯이 드러낼 수 있는 것이라면 실용적이지 않더라도 선뜻 지갑을 연다. 경험을 중시하고 자신의 행복에 우선순위를 두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패턴이다. 198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테크 세대'라는 또 다른 별칭답게 어릴 때부터 컴퓨터, 스마트폰과 친숙해 정보기술 능력과 이를 활용한 정보 수집에 능하다. 물건을 구매하거나 여행 상품 등을 예약할 때도 후기나 가격비교를 꼼꼼히 하기에 부모나 직장 상사 등 윗세대들의 구매 의사결정을 돕는다. 즉, 실질적인 구매 결정권이 이들에게 있는 것. 밀레니얼 세대는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나 대학 진학률이 비교적 높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해 다른 세대보다 물질적으로 궁핍하다. 이에 결혼과 내 집 마련 등 멀리 있는 행복보다는 지금 당장 확실하게 누릴 수 있는 즐거움에 더 관심이 많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인 '소확행'이나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경쟁에서 벗어나 자극 없는 삶을 추구하는 '무민세대', 자신의 경제적 한도 내에서 마음껏 낭비하며 느끼는 즐거움을 뜻하는 '탕진잼' 등은 이들 세대가 맞이한 현실을 반영하는 신조어로, 대부분 실질적인 행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나 중심으로 소비하고 즐기는 나 홀로 라이프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는 SNS로 소통한다. 랜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뭉친다. 하지만 관계는 깊지 않다. 밀레니얼 세대는 형식적인 인간관계를 피하고 필요할 때만 소통하는 '티슈 인맥'을 선호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적정한 행복을 누리며 살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에게 부담을 주는 요소들을 망설임 없이 정리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함께하는 즐거움대신 나 홀로 라이프를 자처하며 자신만의 공간을 아늑하게 꾸미고, 혼밥과 혼술을 즐긴다. 이에 식품 관련 시장도 1인 가구 맞춤 제품과 서비스의 가짓수를 늘려가고 있다. 인테리어 업계도 1인 가구에 맞춘 디자인과 제품을 속속선보이고 있다. 많은 정보를 담은 텍스트보다 직관적이고 빠르게 정보를 흡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주로 이용하는 이들 세대의 성향에 맞춰, 글보다 그림, 그림보다 영상으로 제작된 콘텐츠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움직임도 엿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현할 수 있는 '미닝아웃' 또한 밀레니얼 세대를 대변하는 트렌드 중 하나다. 제품 자체의 성능이나 가격정보 뿐 아니라 브랜드나 기업의 윤리의식이나 사회적인 논란까지도 고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은 가격이면 동물 복지 식품이나 공정무역 커피등을 선택하는 것이 그 예이며,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펼친 '일본 불매운동' 또한 같은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