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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커피, 화산을 잉태한 '에코 별천지' 코스타리카'

'커피의 고장' 코스타리카는 화산의 땅, 에코투어의 낙원이다. 녹색 숲을 벗어나면 활화산이 끓고, 1년 내내 가로수에 꽃이 피며, 커피 향 너머 초록이 무성한 별천지다.

[글·사진 서영진(여행칼럼니스트]



커피 애호가들이 연모하는 땅

'사람은 죽어서 천국에 가길 원하고, 커피 애호가들은 죽어서 코스타리카 가는 것을 꿈꾼다.' 커피 애호가들이 연모하는 코스타리카에서는 식당 어느 곳에 가나 후식으로 향긋한 커피가 나온다. 투박한 단지에 망을 넣어 내린 전통 방식의 커피 한 잔은 독특한 분위기로 채워진다. 수도 산호세의 시장에 가면 대를 이은 커피가게도 있는데 주민들은 방앗간에서 참기름을 짜듯 원두(홀빈)를 포대째 맡겨놓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나이 지긋한 노인들도 종일 커피를 즐겨 마신다. 코스타리카 커피는 은은한 꽃향기와 신맛, 바디감이 균형 있게 어우러진다. 화산재와 잦은 비가 빚어낸 비옥한 토양은 커피를 위한 천혜의 조건을 만들어냈다. 화산을 보러 가는 길목에는 으레 커피농장이 산자락에 들어서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커피 기업인 스타벅스도 코스타리카에 전용 커피농장을 오픈했다. 해발 1,000~1,500m에서 자라나는 커피는 맛과 향이 뛰어나다. 둥글둥글한 '피베리'라는 커피 종은 코스타리카에서도 최상급으로 쳐준다. 본토에서 맛보는 코스타리카 커피는 꿈꾸듯 매혹적이다. 수도 산호세에 위치한 커피농장 겸 공장에서는 커피나무와 커피 만드는 과정 등을 엿볼 수 있다. 코스타리카 커피의 역사를 연극으로 재현한 공연도 진행한다. 즉석에서 커피를 구입할 수 있으며 외국까지 택배로 부치기도 한다.

커피 애호가들이 연모하는 땅

커피 애호가들이 연모하는 땅

영화 '쥬라기 공원'의 배경인 녹색지대

중앙 아메리카의 작은 나라는 '코스타리카 커피'와 축구 월드컵에 진출했다는 사실 외에는 딱히 알려진 게 없다. 하지만 여행 가이드북 '론리플래닛'의 코스타리카 편의 두께는 웬만한 유럽 국가를 압도한다. 인구 400여만 명에 한 해 관광객만 200여만 명. 이들은 대부분 코스타리카의 자연을 감상하러 온다. 국토의 25%가 국립공원이나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니 낯선 땅에 들어서면 그곳이 곧 녹색지대인 셈이다. 코스타리카의 식물 종수는 아프리카 대륙보다 많다. 나비의 종류는 2,000여 종이나 된다. 영화 [쥬라기 공원]의 주요 촬영무대도 코스타리카였다. 그 원시의 땅에 활화산도 4개나 숨 쉬고 있다. 코스타리카를 찾은 이방인들은 활화산을 보는 체험에 일단 매료된다. 화산 옆에서 자고, 노천 온천욕을 즐기며, 화산 꼭대기로 올라가 지독한 유황냄새를 맡는다. 수도 산호세에서 북서쪽으로 4시간. 가장 활동이 왕성한 활화산인 아레날은 코스타리카의 숨은 보물이다. 외지인들이 화산 근처로 허니문을 올 정도다. 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산호세 주변에서 꾸물거리지 않고 대개 화산으로 직행한다. 아레날 화산 주변의 포르투나 마을에는 별 다섯 개짜리 특급 리조트들이 들어서 있다. 1968년 화산이 폭발해 마을을 뒤덮어 8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땅은 관광지로 다시 꽃을 피웠다. 화산은 지금까지 매일 부글거리며 활동을 한다.

온천 계곡 흐르는 활화산 '아레날'

리조트에 묵으면 화산과 이웃해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낮에 피어오르던 뽀얀 연기는 밤이 되면 기이한 괴성으로 변한다. 마그마의 낮은 저음이 깔리면 "꽥꽥"거리던 원숭이들도 숙연해진다. 화산이 솟구치고 마그마가 붉게 흐르는 광경을 볼 확률은 약 30%. 그 웅대한 광경과 조우하려고 사람들은 이곳에 며칠씩 머문다. 화산 근처에는 온천수가 흐르는데 한국이나 일본에서 만나는 온천과는 규모가 다르다. 그중 타바콘 온천은 흐르는 냇물이 죄다 온천수다. 마그마에 데워진 뜨거운 물은 시냇물처럼 흘러 노천온천을 형성했다. 펄펄 끓는 마그마가 계속 활동 중이니 가능한 일이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누워있으면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해발 1,633m 높이의 아레날 정상이 보인다. 중미의 구릿빛 청춘들을 해변이 아닌 온천 계곡에서 만나는 것 자체가 뜻밖의 일이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 채 와인 한잔 즐기는 풍경도 낯설다. 아레날 주변에서는 보트를 타고 호수에 나서거나 밀림을 가로지르며 원시의 숲과 곤충, 새들을 구경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끓고 있는 활화산은 아레날 뿐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인 포아스 활화산은 분화구의 넓이만 1.5km, 깊이만 300m다. 해발 2,700m 높이에 위치한 분화구로 다가서면 유황 냄새가 자욱하다. 뚜렷한 옥빛석호를 지닌 화산은 영험한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맑은 날에도 분화구 근처는 늘 구름과 연기가 자욱하다. 화산은 몸이 허약한 자들에게 접근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온천 계곡 흐르는 활화산 '아레날'

온천 계곡 흐르는 활화산 '아레날'

축구 사랑 각별한 낙천적 주민들

코스타리카가 태생부터 에코투어의 낙원은 아니었다. 커피농장과 소를 키울 목초지를 위한 무분별한 벌목 때문에 한때 숲은 황폐해졌다. 그에 대한 반성과 경각심으로 70년대부터 보호구역을 만들기 시작했고 숲이 되살아나는 데만 수십 년이 걸렸다. 포아스 인근의 생태 관광지로는 라파즈 공원이 명성 높다. 괴짜 청년이 처음 발견한 원시 계곡에 공원을 조성했는데 큰 부리를 지닌 국조투칸, 벌새, 희귀종인 빨간 눈 청개구리 등이 울창한 삼림 속에서 서식한다. 코스타리카의 명물인 나비들의 변태 과정도 볼 수 있다. 코스타리카는 미성년자의 병원치료가 무료인 복지 선진국이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놀이공원의 입장료 내는 곳에 가면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건강한 아이가 아픈 친구를 돕는다.' 코스타리카 초기에 마을이 형성됐을 때는 성당이 먼저 생겼다고 한다. 요즘은 축구장부터 마련할 정도로 축구에 대한 애정만큼은 각별하다. 코스타리카 인사말 '뿌라비다'에는 '인생은 즐거워'의 의미가 담겨 있다. 모닝커피 한잔을 홀짝이는 주민들 얼굴을 바라보면 정말 낙천적이고 '뿌라비다'다.

축구 사랑 각별한 낙천적 주민들

축구 사랑 각별한 낙천적 주민들

지구를 생각하는 코스타리카 여행

  • 자연훼손 행동 금지

    자연훼손 행동 금지

    코스타리카의 도로를 달리면 가로수 위에 꽃망울이 가득하다. 코스타리카는 1년 내내 꽃이 피는 나라로 국토의 25%가 자연보호구역으로 보호받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환경을 되찾는 데 각고의 노력을 한 만큼 자연훼손 등을 법으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무분별한 흡연도 삼가야 한다.
  •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태도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태도

    아레날 화산 인근의 숙소들은 에코 리조트를 지향한다. 온수는 마그마에 의해 데워져 자연에서 솟아오른 온천수다. 온천 수영장, 스파를 갖춘 리조트안에는 개구리, 새 등 동물농장이 별도로 조성돼 있다. 일상에서 만난 동물들에 대해 보호하고 아끼는 자세가 필요하다.
  • 건강과 환경을 위한 식사

    건강과 환경을 위한 식사

    이곳 사람들이 먹는 음식도 친환경이다. 쌀과 검정콩을 섞은 현지식인 '갈죠 핀토'는 어느 식당에 들어서나 필수 메뉴다. 고기대신 푹 쪄낸 야채들이 그릇가득이다. 이곳 주민들이 호리호리한 체구를 지닌 게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코스타리카에서는 두툼한 스테이크 대신 채식에 도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