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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예고로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요즘, 연일 TV에 출연해 해법을 제시하는 인물이 있다. 독도 연구가로 활동 중인 일본계 한국인 호사카 유지 교수가 그다. 패전 이후 일본이 우리나라에 남기고 간 일제강점기 자료들을 찾아 한국으로 건너왔고, 왜곡된 역사 너머 진실을 찾고 알리기 위해 국적까지 바꾼 영원한 학자. 한국을 지칭할 땐 서슴없이 "우리나라"라 말하며 자신을 "한국인"이라 소개하는 호사카 유지, 그의 이야기를 전한다.
[글 김승희 사진 김지원]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계 한국인 정치학자이다. 1988년부터 대한민국에 거주했으며, 2003년에 대한민국으로 국적을 바꾸었다. 일본 도쿄대학교 금속공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뒤 대한민국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과 정치학 석사 및 박사를 취득한 후 현재 세종대학교 독도종합연구소 소장 겸 일본학(정치학) 전공 교수로 활동 중이다. 근·현대 한·일 관계, 독도 영유권 문제 등의 전문가로, 2013년에는 독도 영유권과 관련한 오랜 연구와 활동을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 Q
  • 워낙 유명하시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해 직접 소개 부탁드려요.
  • A
  • 저는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 소장 호사카 유지라고 합니다. 1988년 한국에 왔고 2003년 한국인으로 국적을 바꿨습니다. 한일관계 연구를 중심으로, 특히 일제강점기 연구에서 파생된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1965년 한일기본조약, 한일청구권 협정관련 연구도 쭉 해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저를 소개하자면 '한일관계연구자'입니다.

  • Q
  • 그간의 교수님 인터뷰를 찾아보니 원조 한류 팬이셨더라고요.
  • A
  • 제가 어렸을 때 스포츠 분야에서 재일교포들의 활약이 대단했어요. 야구선수 장훈을 비롯해 무도인 최배달, 프로레슬러 역도산 모두 당시 일본의 영웅이었으니까요. 연예계에도 상당수의 재일교포가 활동했고,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저는 당시 스포츠에 빠져있었기에 한국인의 뛰어난 운동감각에 매료됐고, 그때부터 어렴풋이 한국인을 동경하는 마음이 자리했던 것 같아요. 현재 BTS나 트와이스, 손흥민처럼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인들을 보면 어릴 때 제가 느꼈던, 한국인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 Q
  • 교수님을 역사학자로 알고 있었는데, 정치학을 전공하신 점이 의외였어요.
  • A
  •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접하고부터 한국 역사에 깊은 관심이 생겼고, 유학길에 오를 당시만 해도 역사학을 전공할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과거만 보는 역사학과 달리 과거뿐 아니라 현재, 미래까지 볼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정치학을 선택했습니다.
  • Q
  • 교수님이 국적을 바꾼 이유도 많이들 궁금해하세요.
  • A
  • 일제시대의 책이나 자료들은 일본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국립중앙도서관이나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등 일제강점기부터 존재했던 시설에 꽤 많이 남아있습니다. 제 박사 논문인 [일본제국주의의 민족동화 정책 분석-조선, 만주, 대만을 중심으로]는 그러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죠. 일제강점기 연구를 계속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에 남아야 했습니다. 저는 연구를 통해 새로운것을 알게 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래서 국적을 바꾼 것을 후회하지 않아요. 또, 제가 한국 정서와 잘 맞는 것도 국적을 바꾼 이유 중 하나예요. 일본인들은 쉽게 속마음을 말하지 않지만 여기선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으니 서로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한국인의 '정'은 일본에는 없는 정서예요. 한국인은 행동 자체가 '정'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걸 보면서 종종 큰 감동을 느낍니다.
  • Q
  • 독도가 왜 한국 땅인지 전문가이신 교수님의 명쾌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 A
  • 독도는 오랜 역사 속에서 한국이 인정한 한국의 섬입니다. [세종실록지리지](세종14, 1432년)에 울릉도와 독도를 각각 무릉도와 우산도라 밝혀 놓았고, 17세기 일본과 울릉도 분쟁이 일어났을 당시 조선 어부였던 안용복이 '울릉도와 독도는 조선의 땅'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문서를 일본 측으로부터 받아내기도 했어요. 그 이후 일본인은 독도와 울릉도에 오지도 못했습니다. 또 19세기 말 일본 정부문서에도 울릉도와 독도 모두 조선의 부속이라는 내용이 남아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도 인정한 사실입니다.

  • Q
  • 그럼 일본이 주장하는 '다케시마'의 근거는 뭔가요?
  • A
  • 1905년에 시마네현 오키섬에 독도를 편입시켰다는 걸 근거로 하고 있는데, 그땐 엄밀히 침략시대였습니다. 침략 과정에서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한 것이면 독립 이후에는 당연히 그 소유권이 무효가 되죠. 1906년 당시 울도군수나 의정부 참정대신(현 국무총리)도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했어요. 또 하나의 근거로 드는 게 일본이 패전한 뒤 일본이 연합국과 함께 일본의 영토를 새롭게 결정한 '샌프란시스코조약' 내용입니다. 일본은 이때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정받았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내용은 어디에도 없어요. 오히려 한국 땅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근거가 더 많습니다. 합의문서와 합의 약도를 만들 때 독도는 명확하게 한국 땅이라고 나와 있고, 이 자료를 근거로 조약을 맺었습니다. 최근 러시아 비행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한 사건이 있었죠. 이때 한국이 경고 사격을 할 당시, 일본은 뒤늦게 비행기를 띄웠지만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이라 들어오지도 못했습니다. 독도 위하늘 자체가 한국의 것이기 때문이죠. 이번 일로 일본의 주장을 스스로 부정한 꼴이 됐어요. 현재는 역사를 감추고 우기는 수준인데, 이는 일제강점기에 독도를 지배했던 감각이 아직 남아있어서예요. 그 당시 시마네현 어민들이 독도 주변을 어장으로 사용하며 물개잡이를 많이 했습니다. 그곳 어민들이 "과거에는 우리 것이었는데 지금은 왜 한국 땅이냐"며 주장하니, 표심을 얻기 위해서라도 그 의견에 응해줘야 하는 거죠.
  • Q
  • 요즘 이 질문 많이 받으실 텐데요.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 언제쯤 끝날까요?
  • A
  • 장기화할 거라고 봅니다. 강제징용 판결 문제의 보복으로 시작됐지만 그 밑바탕에는 부상하는 한국의 힘을 완전히 꺾어버리겠다는 심리가 있어요. 현재 한국의 기세에 이어 남북한이 통일로 하나가 되면 일본이 동북아 주도권을 빼앗길 것이라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많은 분이 현 상황을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합니다만, 처음부터 한국을 망가뜨리기로 작심한 일본에 평화적 외교는 먹히지 않습니다. 전쟁도 외교의 연장입니다. 일본이 무역전쟁을 감행해 일본국익에 맞는 한국의 답을 얻으려 하고 있기에 우리도 항쟁해야 합니다. 독립전쟁과 다름없어요. 우리나라가 유리한 고지에서 외교적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 때까지 물러서지 말아야 합니다. 밀리면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 Q
  • 한일 양국의 관계를 위해 교수님 같은 분들의 역할이 아주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세요?
  • A
  • 일본의 역사 부정행위에 대해 아베 정권은 '그런 일은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저희 같은 학자들은 역사를 왜곡하는 주장에 맞서 객관적 증거로 진실을 규명해야 합니다. 지금껏 독도 연구를 통해 일본의 그릇된 주장에 반박할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 판결이 정당하다는 자료는 아주 많습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왜곡된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연구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입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의 추천작

도서 [전쟁론]

  • 저자 : 카알 폰 클라우제비츠
  • 출판사 : 갈무리

프로이센의 전쟁 이론가 클라우제비츠가 쓴 서양의 정치사상, 국제정치, 전쟁철학, 군사학 분야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이다. 호사카 교수는 현재의 한일관계를 '전쟁 상황'이라 규정하며, 외교도 일종의 전쟁으로 보고 강경하게 대응해 국가주권행위를 발휘해야 함을 피력한다.

도서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

  • 저자 : 헨리 키신저
  • 출판사 : 민음사

미 대통령 안보보좌관 겸 국무 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는 현존하는 인물 중 국제 관계와 관련해 가장 권위 있고, 고급 정보에 근접한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책은 그의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에 비추어 21세기의 중대한 과제인 '세계 질서 구축'에 실마리를 제공한다.

도서 [일본의 위안부문제 증거자료집 1]

  • 저자 : 호사카 유지
  • 출판사 : 황금알

호사카 유지 교수가 일본 정부가 공개한 문서들 중 약80개 문서를 번역, 배경 설명과 해설을 붙여 발간한 위안부 관련 자료집.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객관적인 자료와 일본군의 증언 등을 수록한 증거자료집으로, 위안부문제의 실체를 분석해 진실을 밝혀놓았다.